전경련 '포스트-코로나 세계 전망' 조사
전 세계 경제계에서 올 하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 오고, 이에 따라 세계 경제가 다시 한번 출렁일 것으로 내다보는 의견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주요 18개국 대표 경제단체와 국제기구, 경제협의체를 대상으로 '포스트-코로나 세계 전망' 조사를 한 결과 앞으로 경제 회복 양상에 대해 '더블딥(W자형)'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게 꼽혔다고 7일 밝혔다.
경제단체 52%가 올가을ㆍ겨울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과 2차 락다운이 오고 세계 경제의 정상화는 내후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에 대해서는 응답국가의 52%가 '–4%'보다 낮은 역성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측(–3%)보다 비관적인 수준이다. 자국의 실업률에 대해서도 –10%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 나라가 전체의 40%였다.
국제이동이 제한되고 언택트(비대면) 경제가 확산하는 현 상황에서 대면 비즈니스가 가능해지는 시점은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절반 이상(56%)이었다.
올해 하반기 중에 국가 간 이동이 가능하다는 답변은 24%에 그쳤고, 불확실성이 커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응답도 20%에 달했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이후 기존 통상체제의 지각변동을 전망했다.
응답 국가의 약 40%가 북미ㆍ유럽이 경기침체에 직면하는 한편, 아시아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1995년 이후 세계경제질서를 이끌어 온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기반의 기존 통상환경이 파괴되는 역사의 변곡점이 도래했다는 응답도 31.3%를 차지했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의 다자무역 중심 국제 통상의 변화에 대하여 응답 국가의 절반은 지역별 경제블록 중심으로 세계무역질서 판도가 재편되면서 결과적으로 WTO를 무력화시킬 것(48%)으로 내다봤다.
WTO를 대체ㆍ보완하는 새로운 무역협정기구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20%에 달했다.
한편 코로나19 영향으로 세계 각국이 중국 등 해외생산기지 의존도를 줄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응답 국가의 76%는 자국 산업계에서 중간 이상의 생산시설 국내 이전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이후의 고용정책에 대해서는 산업 생태계 재편에 따른 구조조정을 위해 ‘고용 안전망 확충 및 노동 유연화(56%)’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산업재편에 대응하는 직업훈련 및 재교육 강화(24%)’로 고용시장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뒤를 이었다.
한편 현재의 전 세계적 인력 감축은 록다운 기간의 한시적 현상으로 경제 재오픈 시 점차 고용이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52%)이 대다수였다. 1년 이상 장기적인 대규모 인력감축과 실업(20%), 본격적이고 전면적인 생산 자동화·무인화 시대로의 전환(8%)보다 많아 다소 희망적인 전망을 보였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기업들과 접촉이 많은 주요국 경제단체에서 느끼는 코로나19 경기침체 체감이 예상보다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세계경제에서 아시아의 부상을 세계경제계가 예측하는 가운데, 한국이 선두에 나설 수 있도록 우리 기업과 정부에서는 글로벌 산업재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며 “그간 지적돼왔던 성장 저해요소 타파와 기업환경 개선, 세계경제단체가 공감하는 노동유연화 실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