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실적 상승에 큰 역할…"'집콕'으로 보관할 음식량 늘어나"
LG 가전이 북미 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집콕’으로 보관해야 할 음식량이 늘어나면서 냉장고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올레드(OLEDㆍ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신제품은 성능 측면에서 현지 매체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상승세에 힘입어 LG전자는 2분기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8일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지난달 북미 시장에서 생활가전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났다”고 밝혔다.
북미 시장은 LG전자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지역이다.
판매량 상승은 예상 밖의 일이다. 북미 지역은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된 경제활동도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미 100만 명을 넘었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도 8만 명에 달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LG 생활가전이 불티나게 팔린 데는 냉장고의 역할이 컸다.
LG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자, 자연스레 보관해야 할 음식량이 이전보다 증가했다”며 “음식 저장을 위해 세컨드 냉장고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LG 냉장고는 미국 유력 소비자 매체인 컨슈머리포트의 추천 목록에 여러 번 오를 정도로 현지에서 인정받았다.
스팀 기술이 적용된 세탁기 또한 인기를 끌었다. 제품에 있는 스팀살균코스는 녹농균, 폐렴간균과 같은 유해 세균을 99.99% 제거한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한동안 문을 닫았던 베스트바이 오픈라인 매장이 지난달 초 재오픈한 점 또한 호재로 작용했다.
베스트바이는 북미 시장에서 LG전자의 핵심 판로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 LG 가전제품 절반 이상이 베스트바이를 통해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가전뿐만 아니라 TV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최근 선보인 48형 LG 올레드 TV는 그래픽 기능 호환 기능을 지녀 화면 끊김을 최소화한다. 미국 IT 매체 AVS 포럼은 "게이머들이 꿈꿔온 스크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호평했다.
잇따른 호재로 LG전자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이달 기준)는 3973억 원이다. 지난달 예상치(3830억 원)와 비교했을 때 약 4% 상승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5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생활가전 판매가 양호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사업인 스마트폰 적자 폭 축소가 예상된다.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