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유동성 확보 위해 유상증자 추진
한 주간 주요 저비용항공사(LCC) 국내선 탑승객 수가 약 4개월 만에 60만 명을 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LCC들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국내선을 늘린 데 따른 결과다.
다만 지나친 출혈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LCC들은 2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9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1~7일) 운항을 멈춘 이스타항공을 제외한 LCC 5개사(제주항공ㆍ진에어ㆍ에어부산ㆍ티웨이항공ㆍ에어서울)의 국내선 탑승객 수는 61만5454명이다.
전 주인 5월 넷째 주(60만3028명)와 비교했을 때 1만2426명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LCC 국내선 탑승객 수는 1월 넷째 주(60만8576명) 이후 5월 넷째 주 전까지 약 4개월 동안 60만 명을 넘지 못했다. 3월 초에는 21만 명까지 하락했다.
탑승객 수가 늘어난 것은 일시적인 여행 수요 회복과 더불어 국내선이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LCC들은 최근 실적 개선과 주기료(항공기 주차 비용) 감소를 위해 공격적으로 국내선을 증편했다.
진에어는 4월부터 김포~제주 노선을 평일 하루 왕복 6회, 주말 왕복 8~10회로 늘렸다. 에어부산은 부산~제주 노선을 매일 왕복 3회에서 5회로 증편했다.
국내선 탑승객 수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LCC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수요를 잡기 위해 저가 항공권을 남발한 만큼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가격 경쟁 영향으로 서울 김포공항에서 제주공항으로 가는 편도 비행기 가격은 1만 원대까지 내려갔다.
상황이 이러자 증권가에서는 LCC 모두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적극적인 화물 영업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이 유력한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과 다른 처지에 놓인 것이다.
적자임에도 LCC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국내선을 신규 취항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국제선 수요가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진에어는 19일 김포~여수, 여수~제주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티웨이항공 또한 이달 말부터 김포∼광주, 부산∼양양, 광주∼양양 노선 등에 비행기를 띄운다. 에어부산 등 다른 항공사들도 국내선을 확대하고 있다.
실적 악화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일부 LCC들은 일찌감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8월까지 각각 1700억 원, 643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에어부산도 최근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생존을 위해 국내선 증편뿐만 아니라 유급휴직 등 고강도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적 회복에는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