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전략’ 전문가 인터뷰
이경상<사진>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상황을 ‘위기이자 기회’로 진단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미래를 중국 대탈출 시대와 중국의 위기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 통계의 불신과 비타협 국경봉쇄를 경험한 기업과 국가들은 글로벌 공급망을 멕시코와 아세안 등 제3국가로 이동시키는 대탈출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중국의 위기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수로 경제위기를 벗어나려는 중국 정부 노력은 단기적으로는 유효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계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며 “200%에 육박해 세계에서 가장 부채비율이 높은 중국 기업이 도산하면, 현재 1경에 달하는 부실 대출을 안고 있는 중국 금융기관들로 위기가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포브스(Forbes)가 최근 발표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중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보고서의 핵심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글로벌 제조의 28%를 담당하는 제조 슈퍼국가 중국의 ‘경제 대국 종말이 본격화된다’는 예견이다. 특히 중국이 홍콩에 가하고 있는 압박이 거세지며 이에 반발한 유럽과 미국의 견제로 금융 허브 홍콩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한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미·중 패권 전쟁이 가속화할 수록 홍콩과 중국 경제에 타격이 더 심화할 것으로 진단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위기가 대중국 무역 규모가 큰 우리나라에도 위협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중국이 재채기를 했을 때 대한민국 경제는 ‘폐렴’에 걸릴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전시, 항공, 관광, 호텔, 골목 상권들이 위험에 빠지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수출·입 기업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안정적인 재무상황을 유지하고, 수출·입 국가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기업 매출 감소는 정부 재정수지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부와 기업 모두 불요불급한 지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 ‘중국발 경제·경영 위기’에 대해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면밀히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 교수는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는 기업과 우리 국민은 반드시 지금의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시련을 겪었지만 위기에 맞서 기민하게 대처하는 놀라운 국민성이 다시 우리 국민과 기업에게 ‘코로나19 극복 DNA’를 십분 발휘하게 한다는 믿음이다.
이 교수는 “K진단키트를 대표로 하는 대한민국 정부와 의료진이 보여준 헌신적 노력으로 전 세계가 우리나라를 우려의 대상에서 부러움의 대상으로 우러러 보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은 위기 때마다 현명하게 어려움을 헤쳐나간 ‘극복 DNA’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전개될 글로벌 경제질서의 중심에서 우리나라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표적인 수출 분야로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K바이오 산업을 꼽았다. 이 교수는 “제3국가의 경제부흥 뉴딜 정책은 우리 소부장 기업과 생활용품 수출 기업들에게는 글로벌 시장 확대의 새로운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촉발이 가속화된 자동차, 영상 미디어, 디지털 유통, 바이오 예방 건강 등 블루오션 산업이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