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아우르는 개념…아이오닉 쇼룸, 수소 트럭 넵튠 체험 콘텐츠 제작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는 주로 게임으로 접할 수 있는 기술이다. 고층 빌딩에서 걷기, 흉가 체험 등 머리에 기기를 쓰고 가상의 현실을 경험하는 것이 VR이라면, AR는 ‘포켓몬 고’처럼 현실 공간에 가상의 물체가 나타나는 기술을 뜻한다.
최근에는 VR과 AR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XR(Extended Reality)’이 등장했는데, 이미 산업 분야 곳곳에서도 관련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IT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는 2014년부터 자체 기술을 활용해 XR 관련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ㆍ기아차의 고객 마케팅을 돕거나, 신차 개발을 보조하기 위해 XR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했다.
홍찬의 현대오토에버 고객경험시스템팀 책임은 “XR 산업은 흥미 위주의 콘텐츠와 더불어 정보 전달 목적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며 “자동차 분야에서는 가상의 룸에서 차량 품평도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전용 쇼룸 출시에 맞춰 제작된 AR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고객경험시스템팀은 자동차 전시 공간의 한계를 고려해 고객이 전시된 차 외에도 색상과 휠 옵션 등을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북미 상용차 전시회에서는 현대차와 협업해 수소 트럭 넵튠의 내부를 보여주는 VR 콘텐츠도 제작했다. 목진호 책임은 “체험자가 가상에서 넵튠 운전자가 돼 하루를 보내는 내용으로 콘텐츠를 구성했는데, 실물 크기 모형보다 더 강한 몰입감을 고객에게 선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기아차가 인도에서 셀토스를 처음 출시했을 때에도 XR를 활용해 현지 마케팅을 지원했다. 브랜드 체험관 BEAT 360에서 고객이 직접 차의 사양을 설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든 것이다.
김태현 책임은 “VR 기기를 머리에 쓰면 실제 크기의 셀토스가 등장해 고객이 직접 문도 열어보고, 휠과 색상도 변경할 수 있었다”며 “VR의 높은 몰입감과 AR의 현실감을 느낄 수 있어 고객의 반응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고객경험시스템팀은 마케팅 분야뿐 아니라 신차 개발 영역에도 기여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말부터 디자인과 설계 등 전반적인 신차 개발 과정에 VR를 활용하는 ‘버추얼 개발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양사는 150억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VR 디자인 품평장을 남양연구소에 만들었는데, 이곳의 개발과 기획 과정에도 현대오토에버가 힘을 보탰다.
고객경험시스템팀은 앞으로도 고객이 차량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홍 책임은 "현대차그룹은 지하철이나 토목 분야 등 일반 매장에서 볼 수 없는 대규모 제품들도 많이 다루고 있다"며 "이런 분야에도 XR 콘텐츠를 제안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