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넘어 점프 코리아] 장벽의 시대, 한국 마스크·진단키트 '엄지척'...수출길 뚫는 '브랜드K'

입력 2020-06-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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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2년까지 브랜드K 300개 지정..전문가들 R&D투자 확대·민간지원 방식 조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K(한국형)’ 제품에서 수출 활로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도 국가 간 수출 장벽이 현실화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의 국가 브랜드를 육성해 이를 넘겠단 포부를 밝혔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국내 바이오헬스 제품 수출액은 전월 대비 59.4% 늘어난 11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5월 국내 수출이 총 348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3.7% 줄며 두 달 연속 20%대 감소 폭을 유지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 수출 효자 ‘K-방역’…브랜드화 나선 정부 = 국내 방역 대책을 따르려는 국가가 ‘K-진단키트’, ‘K-방역’ 등 한국산 제품을 사들이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액은 5월 1억3128만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3월부터 폭발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진단키트 수출액은 연초 3400달러에서 3월 2410만1000달러로 훌쩍 뛰었다. 이어 4월에는 2억65만3000달러 어치가 전 세계 103개 국가로 수출되기도 했다.

대표적 K-방역 물품인 의료용 방진복 수출액도 지난달 2463만2000달러로 전달 대비 26.22% 늘었다. 같은 기간 손 소독제는 87.18% 늘어난 8248만 달러어치가 수출됐다.

K-방역이 세계적인 신뢰를 얻게 되면서 새로운 수출 활로가 된 셈이다. 이에 정부는 K-방역을 하나의 브랜드로 육성해 장기적인 수출 ‘효자’로 만들기로 했다. 지난달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개발한 역학조사 지원 시스템, 자가격리 앱, 마스크 앱 등을 패키지 상품으로 수출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통해 총 434억 원을 투입키로 했다. 정부는 방역 국제표준모델 개발, 방역업체 해외 조달, 지식재산권 확보 등을 지원하고 K-방역 경험을 세계화하겠단 구상도 밝혔다.

◇ ‘국가 브랜드’ 강화 나선 대통령…관건은 ‘품질’ = 침체한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형 브랜드 육성이 필요하단 공감대가 커지면서 청와대도 ‘브랜드K’ 육성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제6차 비상경제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K-방역, K-팝, K-뷰티 등 각광받는 ‘브랜드K’ 제품의 해외 판로를 집중 지원하겠다”며 국가 브랜드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브랜드K는 기술력을 갖췄지만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국가가 기술과 품질을 보증하는 중소기업 공동 브랜드다. 지난해 출범해 39개 업체를 ‘브랜드K’ 제품으로 지정했고, 올해 5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뷰티, 푸드, 리빙 등 각 분야 81개 제품을 추가로 선정했다. 또한 14개사 진단키트 제품을 ‘예비 브랜드K’로 지정해 식약처 등 관계부처 허가를 받는 즉시 브랜드K로 승격하기로 했다.

뛰어난 품질의 중소기업 제품을 중심으로 국가 브랜드를 키우겠단 구상이다. 따라서 정부는 2022년까지 브랜드K 제품을 300개로 늘리고 ‘케이콘(KCON)’ 등 글로벌 한류행사에서 ‘브랜드K 특별판촉전’도 열기로 했다.

국가 브랜드 마케팅에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브랜드 육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장기적 관점에서 세계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이 한국이란 브랜드를 장기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방법이란 의미다.

정유섭 고려대 석좌교수는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정책방향은 R&D 투자 확대”라며 “우리나라 바이오 R&D 투자를 다 합쳐도 글로벌 제약사 한 곳의 투자 규모에 훨씬 못 미치는 만큼 정확하게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등 주력 수출제품은 물론이고 K-바이오, K-방역 제품도 정부 및 민간 R&D 투자 확대를 통해 세계 속에서 제품 및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가 브랜드를 위해선 민간기업이 품질 경쟁력을 스스로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정부 주도로 K-푸드와 K-바이오 등 특성이 다른 업종을 단일 브랜드로 묶는 방식은 다소 인위적”이라며 “민간을 지원해 품질과 기술력을 키워 글로벌한 역량을 가진 기업이 나오도록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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