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가 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약 3400억 원 규모 유상증자가 초과청약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해당 주식은 다음 주(19일)에 상장한다. 현재 주가 수준은 발행가액보다 40%가량 높은 상태여서 기존 주주들은 상당한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치엘비는 지난 5일 진행한 3391억 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전액 납입됐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신주 430만 주가 신규 상장한다.
에이치엘비는 모집한 자금 대부분을 미국 이뮤노믹 테라퓨틱스(Immunomic Therapeutics,Inc.)가 개발 중인 교모세포종 치료제의 임상 2상 등에 투입한다. 올해 안에 마무리 짓고 혁신 신약으로 허가신청 또는 라이선스 아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뮤노믹은 자사의 백신 면역 플랫폼인 UNITE를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 미국 생물의학첨단연구개발국(BARDA)에 대규모 임상 자금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에이치엘비는 이번 자금조달로 한숨 돌린 모양새다. 이 회사는 유상증자 전에 이미 계열사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지분을 담보로 670억 원을 대출받았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역시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보유 주식 일부를 블록딜로 매각하기도 했다. 현재는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은 전액 상환했다.
주목할 점은 해당 유상증자의 발행가액이 7만8700원이란 점이다. 기준주가에서 20% 할인율을 적용해 산정했다. 19일까지 에이치엘비 주가가 현재 수준(11만 원)을 유지한다면 40% 수준의 평가차익을 올리는 셈이다.
이번 유상증자 납입액 3391억 원이 4700억 원 수준으로 불어난다는 이야기다. 이 중 소액주주 몫은 약 3800억 원으로, 차익은 1099억 원이 된다. 이를 1분기 말 기준 이 회사의 소액주주 11만8205명으로 나누면 한 명당 약 93만 원씩 수익이 발생한다.
다만 오버행(과잉 물량) 이슈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규 상장 주식은 전체 주식 대비 9% 수준이다. 주가 추이에 따라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만큼 차익 시현 물량도 상당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주주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증자가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모집한 자금은 임상 등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