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게 질린 2분기 산업계 실적…‘코로나 공포’ 지금부터

입력 2020-06-14 11:00수정 2020-06-14 18:12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주요 기업 24곳 중 19곳 영업이익 하락…영업손실은 7곳 전망

▲LG전자 직원들이 11일 경남 창원시에 있는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2020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와 중국 등 제한된 국가에서 유행했지만, 2분기부터는 전세계 시장이 코로나19 영향권에 들면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14일 산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자·반도체, 정유·화학, 조선·중공업, 항공, 철강, 자동차 분야 주요 24개 기업 가운데 작년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은 19곳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도 7곳에 이를 전망이다.

◇‘전자’ㆍ‘부품’ 하락…‘반도체’ 나홀로 선방 = 전자 세트 및 부품기업의 실적은 하락세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3015억 원으로 6조 원대에 턱걸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전분기 대비로는 2.3% 감소한 실적이다. LG전자의 전망치는 39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전 분기 대비 63.5%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TV와 가전은 록다운(lockdownㆍ이동제한) 해제 이후 일부 지역에서 수요 개선을 보이고 있으나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은 판매 둔화가 심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가 1분기 10% 감소에 이어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6.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세트업체의 실적 하락에 따라 삼성전기(-32.7%), 삼성SDI(-61.7%), LG디스플레이(영업손실 3401억 원) 등 부품사들의 영업이익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도체는 2018년 반도체 호황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개선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201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SK하이닉스는 5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D램 가격 상승세, 중장기 데이터 센터 투자, 안정적인 재고 운영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월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산업부-정유업계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정유’ 적자지속…‘화학’ 수익성 개선 = 정유업계는 2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1분기보다 적자폭은 줄이겠지만, 코로나19로 제품 수요의 유의미한 회복이 나타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정제마진 악화로 여전히 수익성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정적인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소멸되면서 5월부터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점은 긍정적이다.

화학산업의 경우 나프타크래커(NCC)가 유가 하락에 따른 긍정적 래깅효과가 발생하면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화학의 경우 주력제품인 고부가 합성수지(ABS)를 중심으로 다운스트림 스프레드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신사업인 전지부문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2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원가 개선 효과, 재고손실 규모 축소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흑자로 돌아서겠지만, 대산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기회손실 규모가 확대되면서 시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은 2분기 코로나19에 따른 셧다운 조치로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태양광 설치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도 다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텅 빈 인천국제공항 중국 항공 수속 카운터. 신태현 기자 holjjak@

◇‘항공’ 여전히 수요절벽…‘철강’ㆍ‘조선’ 전방산업 침체 = 항공사들은 여행 수요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대한항공, 제주항공의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각각 989억 원, 827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부문 사업의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의 상황도 좋지 않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4%, 26.1%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2위인 현대제철은 적자(영업손실 207억 원)로 전환될 전망이다. 전방사업 악화 여파에 따른 철강 제품 수요 둔화,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영향이다.

조선업계도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발주 감소로 부진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전년 동기 대비 58.1%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적자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조선해양만이 유일하게 작년 2분기보다 18.9% 상승한 66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럽 등에서 연이어 수주한 결과다.

▲11일 오전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2공장의 완성차 주차장이 한산하다. 기아차 광주2공장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8일까지 휴업한 데 이어 오는 25일부터 1주일간 또다시 셧다운에 들어간다. 연합뉴스

◇‘자동차’ 이동제한에 셧다운…고정비 지출 ↑ = 현대차와 기아차 역시 코로나 쇼크에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는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줄어든 22조11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생산설비와 판매 네트워크의 유지관리 등을 포함한 고정비 지출이 큰 탓에 이 기간 영업이익은 71.1% 급감한 3582억 원에 머물 것으로 분석됐다.

기아차 2분기 매출도 전년보다 17.4% 감소한 12조995억 원으로 관측된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현대차보다 커 72.2% 줄어든 1485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판매 감소율은 경쟁사 대비 선방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글로벌 자동차 산업수요가 평균 55% 줄어드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현대차와 기아차 감소폭은 각각 32%와 19%에 머물렀다.

실제로 미국 시장 기준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판매는 10만4786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12만8496대)에 비하면 18.5%나 감소한 규모다. 이 가운데 현대차 판매는 5만8969대로 작년 동월 대비 13.8% 감소했다. 전달(-39%)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