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세계 첫 양산한 수소트럭 스위스에 수출…"수소상용차 시장 선점"

입력 2020-07-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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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언트 수소트럭' 10대 선적…현대차, 유럽서 '수소 생태계' 구축

▲세계 최초로 양산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스위스로 수출하기 위해 ‘글로비스 슈페리어’호에 선적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다. 현대차는 스위스에 올해 말까지 40대를 추가로 수출한 뒤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1600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차, 수소트럭 최초 양산 성공…1회 충전 시 400㎞ 주행=현대차는 6일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스위스로 수출할 수소트럭을 선적했다. 이 트럭은 지난해 9월 출범한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 솔루션 전문기업 'H2에너지'의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로 인도된다.

이번 수출은 현대차의 서유럽 대형 상용차 시장 첫 진출인 동시에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수소전기 상용차시장을 선점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주요 자동차 업체가 전시용 콘셉트카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일반 고객 판매를 위해 양산체제를 갖춘 건 현대차가 처음이다.

엑시언트 수소트럭은 34톤급 대형 화물 트럭으로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90kW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출력 350kW급 구동 모터를 얹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약 400㎞, 충전 시간은 약 8~20분이다. 운전석이 있는 캡과 화물 적재 공간 사이에는 7개의 대형 수소탱크를 장착해 약 32㎏의 수소 저장 용량을 갖췄다.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는 수소트럭이 스위스에 도착하면 냉장 밴 등으로 바꿔 복합 유통 체인, 식료품 유통업체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트럭은 전통적인 차량 판매방식이 아닌, 운행한 만큼 사용료를 내는 형태로 공급된다. 사용료에는 충전 비용과 수리비, 보험료, 정기 정비료 등 운행과 관련한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어 서비스 이용의 편리함을 강화했다. 엑시언트 수소트럭을 이용하는 고객사는 트럭 운전기사만 고용하면 된다. 이는 고가의 수소트럭 도입에 따른 고객사의 초기 비용과 심리적 부담을 낮춰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 완주군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스위스 첫 수출을 위해 직원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공장 정문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차량 공급-고객-수소 충전-수소 생산까지…4각 협력 생태계 구축=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소트럭의 원활한 보급을 위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차를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수소 생산 기업과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연합체, 대형 트럭 고객사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수소전기 대형트럭 생태계’ 구성을 지원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먼저, 수소트럭 공급사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는 지난해 스위스 내 수소충전소 구축을 목적으로 21개의 글로벌 에너지사와 물류기업이 연합해 설립한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에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 회원사는 에너지 기업, 주유소, 대형 슈퍼마켓이 결합한 복합 유통 체인을 운영하는 소매업체, 식료품과 자동차 등을 운반하는 물류업체 등으로 구성돼 있어 대형 트럭이 필요한 고객이기도 하다.

또한, 현대차의 합작 상대인 'H2에너지'는 지난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 알픽(Alpiq)과 린데(Linde)와 함께 스위스에서 첫 상업용 수소를 생산하는 ‘하이드로스파이더(Hydrospider)’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하이드로스파이더는 수력발전의 잉여전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 분해(수전해)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라 생산 과정에서도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수소충전소 구축의 주체이자 수소전기트럭 고객사이기도 한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 중심으로 차량 공급-고객-수소 충전-수소 생산이 연결된 지속 가능한 4각 협력 생태계가 완성된 것이다.

▲현대차의 수소전기 상용차 생태계 (사진제공=현대차)

◇2030년, 수소트럭 약 400만대 보급 전망…현대차, 주행거리 1000㎞ 넘는 수소차 출시 계획=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가 2018년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300만~400만 대의 운송용 수소트럭이 보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은 2025년 이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주요 국가들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 중이라 경유차가 대부분인 상용차시장의 친환경차 도입과 확산이 시급한 상황이다.

수소상용차는 물 이외의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무공해 차량인 데다 장거리 운행과 고중량 화물 운송에 있어 배터리 전기차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차는 주행거리와 적재중량을 늘리려면 배터리 용량도 함께 증가시켜야 하고, 그만큼 충전시간도 길어져 운행 가능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세계 수소전기트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향후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000㎞ 이상인 수소 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HDC-6 넵튠’ 기반의 장거리 운송용 대형 트랙터를 북미와 유럽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첫 수출과 세계 최초 양산을 축하하기 위해 선적하기 전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으로 최초를 의미하는 숫자 ‘1’을 표현한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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