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유동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는 진에어가 연이은 영업적자에 자금조달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1776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하면 약 1800억 원 수준이다. 이는 LCC 중 가장 유동성이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 유동성 관련 소음이 불거질 가능성이 가장 낮은 LCC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진에어도 2분기 500억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 연구원은 “2분기 영업적자를 반영하면 현금성 자산은 6월 말 기준 약 1200억 원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라면서 “현 상황에서 국제선 수요 회복이 미미하다면 내년 상반기 중 유동성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말에서 4분기 중 유상증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진에어는 국토교통부 제재로 인해 2018년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기재 도입이 없었던 영향이 현 시국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다. 고정비 규모가 작아 적자 폭이 경쟁사보다 크지 않아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다.
최근 국토부 제재가 해제된 진에어는 6월 들어 국제선 5개 노선에 취항을 재개했다. 국내선 노선에도 공급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의 공급도 늘어나고 있어 손실 축소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에 다른 항공사들처럼 자금 조달에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LCC들은 코로나19 여파에 수익성 악화하면서 현금을 확보해왔다. 지난달 에어부산은 5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로 자금을 조달했다. 에어부산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관변경을 통해 발행주식 수를 변경하고 전환사채(CB) 발행에 대한 사항을 추가한 바 있다. 제주항공은 17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티웨이항공은 100억 원 규모의 CB를 발행한 데 이어 600억 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LCC 업계의 향후 실적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연결기준 매출액 914억 원, 영업손실 857억 원이다. 진에어는 매출액 502억 원, 영업손실 610억 원으로 추정했다. 티웨이항공은 매출액 400억 원, 영업손실 690억 원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