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수입 7인승 MPV, 공간 활용성 뛰어나…인기 힘입어 완판ㆍ9월 부분변경 모델 출시
시트로엥은 개성 있는 디자인과 실용성, 경제성을 무기로 충성 고객을 보유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별다른 광고나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인지도를 쌓으며 꾸준한 인기를 얻은 모델이 있다. 'C4 그랜드 스페이스투어러'다.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국내 유일의 수입 7인승 다목적차(MPV)다. 2014년 ‘그랜드 C4 피카소’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처음 출시했고, 이후 2018년에 이름을 지금처럼 바꿨다. 거장 '파블로 피카소' 가문과 네이밍 계약이 종료된 탓이다.
6년 전 출시 이후 올해 5월까지 판매된 차는 총 1937대다. 같은 기간 시트로엥 누적 판매량의 약 35%다. 소리 없이 누려온 인기의 배경에는 넓은 실내공간과 활용성, 편안한 운전 환경, 경제성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덕이다.
앞모습은 시트로엥 특유의 익살스러운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가로형 프런트 그릴은 엠블럼 ‘더블 쉐브론’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양옆의 헤드라이트까지 감싼다. 날렵하고 깔끔하다.
옆모습은 둥글둥글한 D필러와 캐릭터 라인이 조화를 이룬다. 뒷모습에는 C자형 테일램프와 로고가 큼직하게 자리해 단순하면서도 차고 넘치는 개성이 담겼다.
전반적인 차체는 길쭉하다. 전장(길이)은 4600㎜로 기아차 쏘렌토보다 작고, 스포티지보다 조금 길다.
전폭(너비)과 전고(높이)는 각각 1825 x 1645㎜로 크기만 따져보면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견줄 만하다. 앞뒤 길이는 중형 SUV 수준인데 반해 너비와 높이는 중소형 SUV 수준인 셈이다.
실내에 들어오면 탁 트인 시야가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일반적인 캡포워드 스타일보다 넉넉한 넓이를 갖춘 ‘파노라믹 윈드’가 자리잡았다.
A필러도 두 갈래로 나뉜다. 바깥 풍경이 훤히 내다보이는 것은 물론, 전방 사각도 최소화했다. 천장에는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운전석부터 뒷좌석까지 이어졌다. 운전석은 몰라도 뒷자리 어디에 앉아서 시원한 개방감을 누릴 수 있다.
평소 운전석 시트를 높게 조정해 운전하는 습관이 있다. 넓은 앞 유리와 얇은 A필러 덕에 운전이 한결 편하다.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센터페시아 디자인도 개성이 가득하다. 공간과 시야를 강조한 유러피언 MPV답게 센터페시아 위쪽에 계기판, 이른바 '센터 클러스터'를 심었다.
디스플레이는 간결해 조작하기 쉽다. 칼럼식 시프트 레버를 갖춰 수납공간은 물론 운전석과 동반석 모두 넉넉한 공간을 차지할 수 있다. 다만, 스티어링 휠 위아래로 버튼이 많아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실내 곳곳을 두른 말랑한 소재는 누를 때마다 푹신푹신하다. 운전석 룸미러 옆에는 볼록거울도 있어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뒷좌석에 앉은 아이를 살필 수 있다. 뒷좌석에는 접이식 테이블까지 있고, 2열은 등받이 각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뒷좌석 공간 활용성도 뛰어나다. 2열에는 유아용 카시트를 최대 세 개까지 설치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2열을 완전히 접으면 최대 1843ℓ까지 확장된다. 단, 3열은 여느 MPV와 마찬가지로 성인 남성에게까지 넉넉한 공간을 허락하지는 않는다,
시승차는 샤인(SHINE) 트림이다. 직렬 4기통 2.0ℓ 블루 HDi 디젤 엔진을 얹고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이를 바탕으로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40.8kgㆍm의 힘을 낸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특유의 꿀렁거림이 느껴진다. EAT8 변속기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페달링에 익숙해지면 제법 훌륭한 가속력을 누릴 수 있다. 8개로 잘게 쪼개진 기어비는 여러 차례 나눠 밟아주면 스킵 시프트를 반복하며 부드럽게 토크 위에 토크를 얹어낸다.
제법 차체 높이가 존재하지만, 이리저리 트위스트를 반복해도 끈덕지게 자세를 바로 세운다.
디젤 엔진이지만 실내 소음도 적은 편. 공인연비는 12.7㎞/L인데, 고속도로와 도심을 왕복 150㎞가량 오간 결과 1리터당 연비는 17.5㎞에 달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에 맞게 주행하고 앞차와의 간격도 유지하며 매끄럽게 작동한다.
보통 이 기능을 켠 상태에서 설정 속도 이상으로 가속 페달을 밟으면 기능 작동이 중지된다. 하지만, 이 차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설정한 속도로 다시 속력을 스스로 줄인다. 앞 차를 추월해야 할 상황에서 유용하다.
이 밖에도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충돌 경보 시스템 등이 기본으로 적용돼 안전한 운전을 돕는다.
샤인트림은 4336만 원이지만, 지금은 구매할 수 없다. 인기에 힘입어 모든 물량이 판매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차박과 캠핑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중고차 시장에서도 '없어서 못 파는 차'가 됐다.
시트로엥은 상품성을 강화한 부분변경 모델을 오는 9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꼭 패밀리카 용도가 아니더라도 실용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차를 원하는 운전자에게 손색이 없다. 소리 없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완판 기록을 세운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