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추행 의혹 사건 수사 종결…"남은 것은 인권위 조사"

입력 2020-07-13 16:59수정 2020-07-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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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사건사무규칙 따라 공소권 없음…서울시 진상조사단 구성 미지수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 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대리인 김재련 변호사가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고소인 A 씨 측이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그러나 피고소인이 사망한 만큼 현실적으로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다.

A 씨 법률대리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고위공직자에 의한 성범죄가 분명하다"며 "제대로 된 수사를 통해 실체가 밝혀져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경찰은 현재까지의 조사내용을 토대로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며 "2차 가해에 대한 추가 고소를 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8일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9일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지만 박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추가 조사는 중단된 상황이다.

박 시장은 성폭력특례법상 통신매체 이용음란과 업무상 위력추행, 형법상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당했다. 고소인 측은 텔레그램 포렌식 결과물과 박 시장이 비밀대화방에 초대한 것을 증거로 제출했다.

경찰은 피고소인이 사망함에 따라 절차상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다.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르면 피의자가 사망하거나 피의자인 법인이 존속하지 않게 된 경우 수사기관은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결정을 내린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이 10일 서울시 관계자들을 성추행 방조 혐의로 고발한 건도 각하되거나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양진영 법무법인 민후 변호사는 "현 단계에서 형사적으로 처벌가능한 것은 없다"며 "방조죄의 경우도 정범이 있어야 공범이나 참고인 조사를 통해 진술을 확보하는 데,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남은 방법 중 의미있게 거론되는 것은 이달 초 고소인이 제기한 인권위원회 진정조사다. 인권위는 해당 진정 사건이 조사 대상인지 검토한 후 조사 개시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진정이 제기될 당시 수사기관이 진정의 원인이 된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일 경우 진정이 각하되지만, 해당 기관의 인권침해 예방 및 구제 절차 등에 대한 인권위 조사는 가능하다.

하지만 인권위는 강제조사권이 없어 서울시가 자료협조를 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A 씨가 요구한 서울시 진상조사단이 꾸려질 지도 미지수다. A 씨는 "서울시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피해를 사소화하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A 씨를 둘러싼 2차 가해에 대한 경찰 수사는 이뤄질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인터넷에 고소장이라며 떠돌아다니는 문건 안에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이를 유포한 자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해 처벌해 달라고 고소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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