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군사행동계획 보류로 대남비난이 3주째 멈춘 상황에서 북한의 선전매체가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등 새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이 같은 선전매체의 보도는 원색적인 대남비난이 3주째 멈춘 상황에서 나왔다.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4일 남측 인터넷 매체인 자주시보의 글을 축약·보도하면서 "이번 인사에 이인영, 임종석 두 사람에게 거는 기대도 많다"는 문장을 인용했다.
이어 "두 사람이 다 '한미워킹그룹' 문제에 비판적인 말들을 한 상황이라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는 표현도 보도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총 1600자 길이의 글을 600자 수준으로 줄여 소개하면서도 "'우리 민족끼리'의 철학과 '미국에 맞설' 용기를 내야 한다", "한미워킹그룹, 사드, 한미연합훈련 싹 다 없애라고 해야 한다" 등의 문장은 고스란히 살렸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조사를 인용해 남한 각계가 정부에 자주적인 태도를 갖고 친미사대 근성을 버릴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한미관계 청산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주장도 연달아 보도했다.
'통일의 메아리'는 이날 3꼭지를 할애해 대학생진보연합과 8·15 민족자주대회 추진위원회, 부산 시민단체 등의 한미워킹그룹 해체 및 주한미군 철수 촉구 기자회견 내용을 전했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2기 외교안보라인에 대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남한 매체의 주장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새 외교안보팀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보도는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한미워킹그룹, 사드, 한미연합훈련 등에 대한 북측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했다고 밝히면서 대내외 매체를 통해 퍼부었던 남측 정부에 대한 비난을 사실상 '올스톱'한 채 남측과 한반도 정세를 주시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