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일본 공격할 능력 이미 보유”…한국 정부 강력 항의
이날 일본 NHK방송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의 국무회의 격인 각의를 열고 방위백서를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방위백서란 일본이 매년 국민에게 자국의 방위 환경과 정책을 쉽게 설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50년째 발간하는 간행물이다.
일본 정부는 백서 15쪽에 일본을 둘러싼 영토 문제를 지도로 표현했다. 지도에는 독도를 다케시마로, 쿠릴 4개 섬을 북방영토로 표시했다. 자국 주변의 안보 환경을 설명할 때는 “우리나라(일본)의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며 억지 주장을 폈다. 그 밖에도 주요 부대 소재지 설명 등 백서에 등장하는 여러 점의 지도에서 ‘독도’ 대신 ‘다케시마’라는 표기를 넣었다.
백서 권두 5쪽에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사진을 넣어 북한의 핵 위협을 강조했다. 사진 우측에는 “북한이 매우 빠른 속도로 탄도 미사일 개발을 진행해왔다”며 “고도화된 기술이 사거리가 긴 미사일에 적용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핵무기의 소형화와 탄두화를 실현하고 이것을 탄도미사일에 탑재해 우리나라(일본)를 공격할 능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기재했다. 일본 정부가 백서에서 북한의 핵 위협을 가리켜 “일본을 공격할 능력”이라고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위 백서에는 지난해에 이어 한국을 홀대하는 배치가 눈에 띄었다. 미일동맹을 설명하며 자국의 안보·방위 분야에 협력하는 국가를 소개하는 부분에서 한국은 호주와 인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이후 4번째로 배치됐다. 2018년까지는 한국을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배치했지만 2년째 뒤로 미룬 것이다. 또 지난해에는 “한국과의 사이에 폭넓은 분야에서 방위협력을 추진함과 동시에 연대의 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썼지만, 올해는 이런 표현을 삭제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일본 정부가 방위백서를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해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오전 11시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했다. 국방부도 이날 오후 1시 55분 일본 국방무관 마쓰모토 다카시 항공자위대 대령을 초치해 방위백서 내용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