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서 개원 축하 연설을 진행한 가운데, 이번 30분 간 연설에서 ‘국회’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를 57번을 언급하며 당부를 전했다. 이어 경제(28번), 뉴딜(16번) 등 순으로 강조했다. 이밖에도 ‘입법’, ‘협치’, ‘정치’를 각각 7번, 5번, 5번씩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회는 ‘연대와 협력’의 전통으로 위기 때마다 힘을 발휘했다”면서, 가령 “코로나를 겪으며 가장 의미깊게 회고되는 일은 15대 국회 때 ‘국민 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한 것”이라거나 “20대 국회의 많은 입법 성과에 의해 우리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조목조목 언급했다. 이 과정에서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의원석에서 첫번째 박수가 터졌다.
다만 문 대통령은 바로 뒤이어 20대 국회의 가장 큰 실패는 “협치의 실패였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협치도 손바닥이 서로 마주쳐야 가능하다”면서 “저를 포함한 공동책임”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야당의 야유가 왔고, 이는 이날 연설에서 유일한 야유였다.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항의의 뜻으로 검은 마스크를 쓴 채 옷깃에 ‘민주당 갑질 민주주의 붕괴 규탄’이라고 적힌 리본을 달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이날 연설은 야당 의원들의 야유가 거의 나오지 않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대통령 입·퇴장시 의회독재와 총체적 실정에 대한 항의 표시로 검은색 마스크와 규탄리본을 착용하라”면서도 “다만 대통령 입·퇴장시 기립 및 박수 등 의전적 예우를 갖추는 것이 옳다는 것이 원내지도부 의견”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당을 중심으로 한 박수는 총 19번 나왔다.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화합 행보를 강조하기 위해 퇴장할 때 통합당 의원들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주 원내대표를 제외하고는 문 대통령과 악수하지 않고 목례만 주고받았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짐작은 했지만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했고 국민이 듣고 싶어하는 말은 없었다”며 “특히 국민이 궁금해하는 현안들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