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 이론·실습 원스톱 교육... 혁신밸리 우선 입주권 줘
#대학 졸업을 앞둔 김창섭 씨는 한창 취업을 준비했다. 하지만 취업을 하면 평생 남을 위한 인생을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주체성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 농부를 선택했다. 할아버지부터 아버지까지 이어진 딸기 농사를 짓겠다고 마음먹은 뒤 그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책들을 찾던 중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를 선택했다. 그는 현재 경상북도 상주의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만들어진 농업회사법인 굿파머스그룹에서 일하며 농장주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마케터였던 오성일 씨는 자기 사업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스마트팜 창업으로 눈을 돌렸다.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의 1기 교육생으로 농업에 입문한 그는 자신의 스마트팜을 세운 1호 교육생이 됐다. 국가 부지를 임대하고 있던 자금을 끌어모아 딸기 체험농장을 시작했다. 스마트팜을 통해 단순히 우수한 농산물을 재배하고 가공하는 사업을 넘어 제조·가공 등 2차 산업, 체험 프로그램의 3차 산업까지 이어지면서 이른바 6차 산업으로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
한국 농업과 농촌은 농업의 비중 축소, 인구 유출,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생산성 둔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농림어업의 비중은 1980년 16%에서 2019년 1.8%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같은 기간 1080만 명이던 농가 인구는 2019년 224만 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농가경영주 가운데 65세 이상 비율은 62%인데 비해 40세 미만 비율은 0.7%에 불과하다. 결국 농업과 농촌의 미래는 청년농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첨단 설비와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팜이 활성화하면서 청년들의 관심과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스마트팜은 온실 축사 등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시설 장비로 생산물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농장이다. 고령화에 따른 농촌 일손 부족을 메우고 농촌을 젊게 만드는 데 이 스마트팜의 역할이 매우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업의 고령화 문제 해소와 지속가능한 미래성장 산업화를 위해 청년 스마트팜 전문인력 양성 필요한 시기"라며 "첨단 ICT, 자동화기술 기반의 스마트팜은 농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이라는 인식을 가진 청년들의 가치관 변화와 농업으로의 신규 유입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농림축산식품부의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 사업은 농업에 관심을 가진 청년들을 어엿한 청년농으로 육성하는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스마트팜에 관심이 있는 만 18세 이상 만 40세 미만의 청년이면 누구나 교육 신청이 가능하다. 실제로 청년들의 관심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모집이 이뤄진 2기 교육생에는 104명이 선발됐다. 선발 경쟁률은 5대 1에 달했다.
사업의 교육 내용은 이론부터 실습까지 한 번에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A부터 Z까지 이른바 'One-Stop' 교육이 진행된다. 일단 교육을 처음 시작하는 과정에서는 창업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이 2개월 동안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투자유치 컨설팅, 경영·마케팅 등 창업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과 함께 스마트팜 운영에 필요한 온실 설계·관리, 양액재배 등 기본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이후 6개월은 보육센터 실습장 등을 활용해 개인이 실제로 경작할 수 있는 100평 이상 규모의 실습장에서 현장실습을 거치며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이후 1년 동안은 직접 영농·경영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총 20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장기교육의 수강료는 전액 무료며, 숙식도 제공된다. 여기에 교육 수료생은 스마트팜 장기 임대온실 우선 입주, 스마트팜 종합자금 신청자격 부여,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보증비율 우대 등의 혜택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017년 정부는 혁신성장 8대 선도과제로 '청년이 찾아오는 스마트팜'을 선정했고, 청년층 중심의 스마트팜 창업 생태계 조성을 추진 중"이라며 "스마트팜 혁신밸리을 핵심 거점으로 2022년까지 500명의 청년 스마트팜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 장소가 전국 곳곳에 있어 다양한 품목을 접할 수 있는 것도 교육생에게는 장점으로 손꼽힌다. 교육생은 전북도 농식품인력개발원(전북 김제), 순천대학교(전남 고흥), 경북도농업기술원(경북 상주), 경남도 농업자원관리원(경남 밀양)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각 지역의 거점 시설에서는 품목별로 교육이 이뤄진다.
교육을 받은 이후에는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비롯해 농식품부가 선정한 지역 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 지역에 우선 입주할 수 있는 자격도 얻을 수 있다. 1인당 500평의 부지를 임대 받을 수 있다. 높은 시설투자비용으로 창업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는 임대형 스마트팜을 통해 창업 초기자본을 줄일 수 있고, 영농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은 스마트팜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지자체가 조성한 스마트팜을 적정 임대료로 계약 기간 동안(기본 3년) 임대하는 사업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충북 제천과 강원 평창을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지역으로 선정했다"며 "스마트팜 혁신밸리 지역에 임대형 스마트팜을 4개소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임대형 스마트팜에 대한 청년의 수요가 많아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2개소를 추가 조성했다"고 말했다.(공동기획: 농림축산식품부ㆍ이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