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공산당원과 가족에 대한 제재 강화를 공언한 가운데 중국 최고 부자들도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중국 공산당원과 그 가족의 미국 방문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CNN은 미 정부가 중국 공산당원과 그 가족의 입국을 금지할 경우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등 중국 기업인들의 미국 입국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윈을 비롯해 한때 중국 최고 부자였던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BYD) 왕촨푸 회장 등이 모두 공산당원이어서다.
마윈과 중국 부자 순위 1위를 놓고 다투는 마화텅 텐센트 회장과 샤오미 레이쥔 회장, 포털사이트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 등도 공산당원인지는 분명하진 않지만,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이다.
중국 기업의 특성상, 영향권에 들어가는 기업인의 수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윌리 람 홍콩중문대 중국연구소 교수는 “중국 부자와 권력자는 거의 전부가 공산당원”이라면서 “공산당 사상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공산당원이면 은행 대출을 받거나 국영회사와 합작할 때 도움이 되기 때문에 돈과 영향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 공산당원이 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정부 조사 결과, 기업인 약 8000명 가운데 과반이 공산당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3분의 1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 약 4분의 1이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이었다. 어떻게든 공산당과 연결 고리가 있는 셈이다.
이에 중국 공산당원과 가족의 미국 입국 제한은 중국 회사와 기업인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CNN는 평가했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많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증시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어서다.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외교부는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터무니없는 조치”라면서 “14억 중국 인민에 맞서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조치의 효용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공산당원인 것을 속여도 미국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