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휴스턴-청두, 다음은 어디?...미·중, ‘공관 폐쇄’ 맞불전 가열

입력 2020-07-24 15:01수정 2020-07-2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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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미국이 텍사스주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명령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쓰촨성 청두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 폐쇄로 맞받아치면서 미국과 중국의 ‘영사관 폐쇄’ 맞불전이 가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7곳, 중국은 미국에 5곳의 영사관을 각각 두고 있는 만큼 공관 폐쇄가 한 번씩으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24일 중국 외교부는 주중 미국 대사관에 쓰촨성 청두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주중 미국 대사관에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를 철회한다”며 “그곳의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지하라”고 통지했다. 그러면서 “21일 미국은 일방적으로 (중국을) 도발했다”며 이번 조치가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의 폐쇄를 갑자기 요구한 미국의 조치에 대한 보복임을 시사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휴스턴에 있는 중국 총영사관 폐쇄 요구 후 추가 조치 가능성도 시사했다. 중국이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함에 따라 미국 쪽에서 바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중국 주재 미국 외교관들은 이미 소속 재외 공관이 보복 대상이 됐을 경우를 가정해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쪽에선 이미 다음 맞불 조치의 힌트를 내놓은 상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 신문인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인은 23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미국의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은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 폐쇄 조치보다 더 큰 고통을 지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 본토에서 후베이성 우한시, 상하이시, 광둥성 광저우시, 랴오닝성 선양시, 쓰촨성 청두 등 5곳에 영사관을 두고 있다. 홍콩특별행정구와 같이 고도 자치를 인정하는 ‘일국양제’ 근원인 홍콩특별행정구와 마카오특별행정구에도 총영사관이 있다.

당초 로이터통신은 우한 총영사관 폐쇄가 유력하다고 봤다. 하지만 우한은 미국의 주중 공관 중에선 규모가 가장 작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초기 이미 폐쇄된 상태여서 보복 조치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중국은 미국에 보다 큰 타격을 주기 위해 전략적으로 더 중요한 청두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청두 주재 미국 영사관은 1985년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쓰촨성, 윈난성, 구이저우성과 충칭 같은 중국 서남부 지역을 관할하고 있으며, 2012년 당시, 시진핑에게 대항하려던 충칭시 보시라이 서기의 복심이 도망간 무대가 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민감한 티베트 정세 분석도 맡고 있다.

후 편집인은 중국 정부의 다음 보복 조치로 홍콩특별행정구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의 인원 감축 가능성을 들었다. 그는 “미국은 홍콩 주재 총영사관에 1000명이 넘는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며 “그렇게 많은 직원들이 뭘 하고 있는 걸까. 확실히 스파이 거점일 거다.”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는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 인원을 100~200명까지 줄이게 하는 것이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라고 했다.

그동안 후 편집인이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먼저 자신의 트위터와 웨이보 계정에 중국 정부의 조치를 예고한 선례가 있었던 만큼 그의 이런 발언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후 편집인은 “휴스턴의 총영사관 폐쇄는 철수까지 불과 72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아 막대한 불편이 발생했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우한의 미국 총영사관 폐쇄 명령이 내려질 것도 예상해 이미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더 자세한 내용과 정보 출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미국에서 휴스턴 외에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로스앤젤레스에 총영사관을 두고 있다. 영사관은 재외 공관의 하나로, 상대국 정부의 수도에 대사관을 두는 데 대해 영사관은 그 외 다른 주요 도시에 설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주요 업무는 재외 국민의 보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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