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 미국의 대규모 부양책 ‘타락화 공포’ 촉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투자전략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푸는 미국의 정책이 글로벌 통화시장에서 지배적인 세력으로서의 달러의 통치를 끝낼 수 있는 ‘타락화 공포’를 촉발한다”고 경종을 울렸다.
실제로 미국 의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충격을 입은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현재 새로운 재정 부양책 논의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규모는 무제한 양적완화 등으로 지난 3월 4조 달러 수준에서 지난달 7조 달러 규모로 크게 불어났다.
물론 이러한 견해는 금융계에서 여전히 소수 의견이며, 골드만삭스 역시 이 일이 반드시 일어날 것으로 믿지는 않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하지만 이번 달 들어 시장에 침투한 불안한 기류가 포착됐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이 돈을 마구 찍어내면서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달러에서 벗어나 금으로 향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금값의 급등이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제 금값은 3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0.7%(13.60달러) 상승한 온스당 1944.60달러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보고서에서 “금은 최후의 수단인 화폐”라며 “특히 정부가 자국 통화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실질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무르는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진짜 우려는 기축통화로서 미국 달러화의 수명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달러가 직면할 리스크로 미국 금융당국이 ‘인플레이션 바이어스(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선입견)’ 방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나 정치적 불확실성의 증대, 미국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을 꼽았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책을 위한 재무 팽창으로 달러의 통화가치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