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와 영국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글락소)은 공동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영국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노피와 글락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영국과 6000만 회 분량의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각국 정부가 백신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사노피와 글락소도 코로나19 백신 공급 경쟁에 뛰어들었다.
사노피 측은 임상시험의 초·중기 단계를 압축해 오는 9월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백신 후보물질의 승인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잡고 있다.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등과도 백신 공급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사노피 측은 백신을 개발하면 미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가 프랑스와 EU로부터 쓴소리를 들은 바 있다. 5월 폴 허드슨 사노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정부가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결심했다”며 “사전 주문의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사노피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미국 시장에 먼저 풀겠다는 뜻이었다. 미국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은 사노피와 글락소의 백신 공동개발에 3000만 달러(약 368억 원) 규모의 금액을 지원했다.
발언 이후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코로나19 백신은 전 세계의 공공재”라며 “이는 협상 가능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발끈했다. 프랑스 정부는 사노피가 연구세액 공제로 1억6200만 달러의 혜택을 받았으며, 그 이상의 세금 감면이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논란이 되자 세르주 웨인베르그 사노피 이사회 의장은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2TV에 출연해 “특정 국가에 백신을 우선 공급할 계획은 없다”면서 “허드슨 CEO의 발언에는 오해를 산 부분이 있다”고 해명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사노피가 영국과 선주문 계약을 체결하면서 미국 우선 공급 논란은 빗겨간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