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에도 응하지 않아…M&A 하면서 처음"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 HDC현대산업의 재실사 요구에 “거래 종결을 의도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며 “통상적인 M&A 절차에서 이런 경우가 없을 정도로 과도한 수준이기에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대현 부행장은 3일 오후 온라인 간담회에서 “거래 종결을 위해 (HDC현산에) 대면 협의를 요청했으나, 일절 응하지 않다가 금호가 입장을 통지한 당일에서야 12주간의 재실사를 서면으로 요청한 것은 진정성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인수가 전제 된다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서 제한된 범위로 논의가 가능하다는 게 산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HDC현산은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재실사를 요구했다. 이에 금호산업은 같은달 28일 ‘8월 12일 이후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현산에 보냈다.
최 부행장은 “만약 HDC현산이 인수 의지가 있다면 시장에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됐어야 한다”면서 “재실사 요구만 있을 뿐 매수자로서 기본적인 책임에 대해 내놓은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협상에서 논의가 활발할 수 있도록 (HDC현산과) 만나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의 가능성에 대해 최 부행장은 “수많은 M&A를 했지만 당사자 면담이 무산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가능성을 얘기하는 건 어렵지만, 현산이 대면에도 응하지 않고 진정성에 대한 행위가 보이지 않는다면 무산이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호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에 대해선 “채권단 입장도 동일하고 이번달 11일까지 시정조치를 요구했다”며 “12일에 계약해지 통지가 가능하고 최종의사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HDC현산이 거래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금호는 7주간의 실사 기간을 줬고 인수단도 6개월 이상 활동하면서 여러 재무상태에 대한 자료 제공 등 협조를 해왔다”며 “HDC현산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소송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매각이 무산되면 현산과 금호가 동시에 상대방 귀책을 주장한다”면서 “소송은 불가피하고 채권단은 재매각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계약 해제에 따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산은은 ‘노딜’ 이후의 플랜B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부행장은 “매매 시도를 할 때부터 플랜B를 준비했다”며 “아시아나가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하도록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정확하게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