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으로 영업손실이 5170억 원 발생해 전 분기 대비 적자 지속했다. 또 매출액은 전년 대비 1% 감소한 5조3070억 원에 503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7027억 원의 누적 순손실을 냈다. 그 결과 자본총계가 12조1010억 원으로 감소하면서 회사의 부채비율은 1분기 185.6%에서 189.7%로 소폭 더 올랐다. LG그룹 상장사 중 부채비율이 200% 수준인 LG상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수년 사이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훼손됐다. LCD 업황 저하에 따라 회사의 주요 수익기반인 LCD TV 부문의 수익창출력이 약화한 데다 LCD 구조 혁신 및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위해 대규모 시설투자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LCD 업황은 중국 BOE의 10.5세대 가동 등 중국 패널업체들의 공격적인 생산능력 증설에 LCD TV 패널 판가가 크게 하락하는 등 사업 여건이 좋지 않다. 이에 LG디스플레이 역시 2018년 영업이익 규모가 929억 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작년에는 1조3594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거기에 OLED 관련 손상차손이 대거 발생하면서 무려 2조8721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회사는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2017~2019년 3년간 평균 CAPEX(설비투자) 규모가 7.3조 원에 달한다. 설비투자 규모가 EBITDA(상각전영업이익) 3.9조 원을 크게 초과하면서 외부 차입 부담은 더욱 커졌다. 2분기 말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차입금의존도는 41.8%로 2017년과 비교해 20%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올해는 EBITDA 내에서 투자금을 집행할 것으로 보여 현금흐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다소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하반기에 영업손실 규모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낙관만하기도 어렵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애초 예상보다 팬데믹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기업평가 송종휴 연구원은 “감염병 확산사태가 해초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하반기 IT 제품 수요 변동성과 불확실성은 높은 수준”이라며 “주요국 감염자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공급망 교란에 따른 생산 차질 및 소비침체가 이어지면 세트 시장 전반의 본격적인 수요회복 시기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8000억 원 이상의 영업ㆍ순손실이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과 유사한 23조 원 수준이다. 예상대로라면 회사는 연말 기준 부채비율이 205.5%로 올라 200%를 넘게 된다. LG디스플레이와 부채비율 1위를 두고 앞다투는 LG상사가 흑자를 기록해 부채비율이 작년 198.1%에서 169.9%로 대폭 낮아지는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