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 댐 방류에도 불어난 물 못 견뎌, 재난 당국 '대응 2단계' 발령
▲기록적인 집중 호우가 호남 내륙을 강타한 가운데 섬진강 제방 100여m가 붕괴됐다. 8일 오전 119 구조대가 불어난 섬진강 인근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이틀 동안 이어진 호남 내륙과 남부지방의 집중호우로 섬진강 제방 약 100m가 붕괴했다. 상류에 자리한 섬진강댐의 방류가 시작됐음에도 불어나는 수량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영산강 홍수통제소에 따르면 섬진강댐 수위가 계획홍수위인 197.7m에 근접하면서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수문을 열고 방류를 시작했다.
그러나 약 6시간 만인 이날 오후 1시께 섬진강 일부 지역의 제방 약 100m가 붕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방이 붕괴한 곳은 남원시 금지면 금곡교 인근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방 붕괴는 물론 인근 도로가 유실되고 땅으로 꺼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오전부터 시작한 수문 개방으로 일대 하천 수위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강 하류인 임실군 덕치면 일대 마을 여러 곳도 도로가 끊겨 주민들이 고립됐다.
덕치면사무소는 이날 오전 구담마을과 장산마을, 물우리·천담 마을 주민 등 주민 90여 명이 고립된 상태라고 밝혔다. 인근 마을 펜션과 민박에 머물던 관광객 18명도 빠져나오지 못해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섬진강댐 수문 방류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임실지역에 25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비가 계속되고 있어 침수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섬진강 제방 일부가 무너진 것으로 전해지자 재난 당국은 '재난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