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7월 고용동향'…비경제활동인구 21년 만에 최대
취업자 감소, 실업자 증가보다 큰 위기는 경제활동인구 감소,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다. 특히 20, 30대 청년층 중 취업 의지 상실로 경제활동인구에서 이탈해 취업률과 실업률이 동반 감소한 것은 심각한 고용절벽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칫 경제활력 동력을 잃을 수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세 이상 인구는 4479만5000명으로 26만5000명 늘었지만, 경제활동인구는 2824만4000명으로 23만6000명 줄었다.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1655만1000명으로 50만2000명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7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기준이 변경된 1999년 이후 최대치다. 취업 대기수요가 구직활동을 중단하고 비경제활동으로 이동한 결과다.
고용은 경기 후행적이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은 땐 비경제활동인구가 대거 구직수요로 유입되돼 취업자와 실업자가 함께 늘고, 고용률과 실업률이 함께 오른다. 반대로 경기가 나쁠 땐 단기적으로 취업자가 줄고 실업자가 늘지만, 장기적으론 취업자와 실업자가 함께 준다. 실업자들이 취업을 포기하고 경제활동인구에서 이탈해서다. 이는 고용시장에서 최악의 상황이다.
최근 고용지표는 최악의 상황에 가깝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청년층(15~29세)에서 그렇다. 지난달 청년층은 고용률이 42.7%로 1.4%P, 실업률은 9.7%로 0.1%P 내렸다. 반면, 모수에 잠재 경제활동인구가 포함된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5.6%로 1.8%P 올랐다. 이는 충분히 취업이 가능한 청년층이 비경제활동인구에 남아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은 30대도 마찬가지다. 30대 고용률은 75.4%로 0.8%P, 실업률은 3.4%로 0.3%P 하락했다.
비경제활동인구의 활동상태 추이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취업준비자는 6만9000명 느는 데 그쳤지만, 쉬었음 인구는 22만5000명 급증했다. 가사도 21만8000명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가 된 실업자들이 재취업 준비보단 휴식으로 몰리는 상황이다. 쉬었음 인구를 연령대별로 20대(6만9000명)와 30대(3만6000명) 증가분이 전체 증가분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구직단념자도 큰 폭으로 늘었다. 4월 12만4000명까지 확대됐던 구직단념자 증가 폭은 5월 3만9000명, 6월 2만4000명으로 2개월 연속 축소됐으나, 7월에는 다시 5만5000명으로 커졌다. 구직단념자는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했으나 노동시장적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1년간 구직활동 경험이 있었던 자를 의미한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을 통해 “다행스러운 것은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감소 폭이 4월을 저점(47만6000명)으로 5월 39만2000명, 6월 35만2000명, 7월 27만7000명으로 세 달 연속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고용률(15~64세)도 66.0%로 전년 대비 하락 폭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3개월간의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지난해보다 22만5000명 감소하는 등 대면업무 비중이 높은 업종 상당수가 여전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고용지표에 여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년 고용지표의 개선이 더디다는 점은 특히 마음 아픈 부분”이라며 “ 근의 집중호우도 다음 달 발표될 8월 고용상황에 큰 부담요인”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한국판 뉴딜 등 일자리 창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기재부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포함된 57만5000개 직접일자리 사업 등 고용안정 패키지, 8대 소비쿠폰 등 경기·소비 보강 프로그램 집행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내년도 예산안에 한국판 뉴딜 사업을 차질없이 반영하는 등 일자리 창출·고용안전망 확충 노력을 지속·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