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당정, 4차 추경카드 일단 '접고'… 대신 재난지원금 '상향'

입력 2020-08-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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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재난지원금 현실화 수준과 4차 추경 편성 등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12일 수해 대응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를 논의했으나 우선 유보하기로 결론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적극적인 건의가 있었으나, 정부가 기존 재정으로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이유로 59년 만의 한 해 네 차례 추경 편성을 보류시킨 게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에 당정청은 예비비 등 현재 재정으로 대응 가능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앙정부는 ‘3조 원+알파(α)’의 예비비를, 지방정부는 재난관리기금과 재난구호기금 등으로 2조4000억 원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으로 피해 상황이 접수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피해 복구에) 5000억 원 정도 소요된다고 보고 있어 재정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당정은 추경 논의에 대해 유보했지만, 수해로 인한 재난지원금은 1995년 이후 25년 만에 2배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망 시 재난지원금은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침수지원금액은 1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늘게 됐다. 사망과 침수 시 지급되는 재난지원금이 상향됨에 따라 다른 항목도 추후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추가 수해 피해를 본 곳에 대해선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최대한 빨리 선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는 7곳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강 수석대변인은 “광주 전남 전북 경남 등에 대한 피해 조사를 하고 있고, 행정안전부에서 최종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 지정 시기는 이번 주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당정청협의에서 민주당은 추경 편성에 적극적이었으나 정부는 현 재정상황으로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며 추경 편성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4차 추경을 편성할 경우,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편성한 올해 세 차례 추경으로 재정건전성이 이미 크게 악화됐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해에 네 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점과 관련해 마지막 4차 추경을 편성한 1961년 이후 59년간 전례가 없었다는 부담도 지울 수 없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1차 추경과 3차 추경을 통해 목적예비비를 충분히 확보했다"며 "예비비가 2조6000억 원 확보된 데다가 기존 예산이 상당히 편성돼 있는 게 있다"고 해 4차 추경 편성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정부는 현재까지 들어온 피해 접수 규모는 5000억 원가량으로 추산했다. 이는 재난지원금 상향이 반영되지 않은 액수이지만 지난 3차 추경 때도 예비비를 보강했던 만큼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본다면 예비비가 다 소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다만 4차 추경 편성의 가능성이 아예 배제된 것은 아니다. 장마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가을 태풍 피해도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가을 태풍 등 이후 어떤 재난이 있을지 모르고 아직 호우기간이니까 어디까지 피해 범주가 늘어날지는 예측 가능하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지금까지의 예산으로도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추경 편성은 추후 판단하겠다는 표현이 제일 정확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남부지방까지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확대하고 장마 이후 급등 조짐이 보이는 농축산물 가격 안정 등을 위해서는 남은 예비비로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제기된다.

아울러,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에서도 추경 요구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피해 집계 규모에 따라서 추경 편성 논의가 다시 나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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