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기고문서 “현 고용구조, 덜 악마적인 것 선택 강요”...‘제3의 길’ 대안 제시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는 10일 “나는 우버의 CEO입니다”란 제목의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긱이코노미 노동자들은 제3의 길을 통해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 우버가 처음 생긴 이래 지금까지 한 가지 질문이 우리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있다”면서 “운전사를 잘 대우했는가”가 바로 그것이라고 운을 뗐다.
코스로샤히 CEO는 많은 비평가들이 우버 같은 긱이코노미 업체들이 사실상 직원 역할을 하는 운전사·배달원에게 최저임금이나 유급 병가, 고용보험 등의 혜택을 주지 않기 위해서 계약업자로 취급한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지적을 이해한다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10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은 우버와 리프트에 주(州)내 운전사들을 계약업자로 분류하지 말고 직원으로 대우하라는 예비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에 따를 경우 우버와 리프트는 운전사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실업 수당 등을 지급해야 한다.
코스로샤히 CEO는 정규직과 계약직, 둘 중에 하나의 선택을 강요하는 현 고용형태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현재 고용 구조는 낡고 불공평하다”면서 “모든 노동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가지고 있지만 유연성이 부족한 정규직과 고용 유연성이 있지만 안전망이 없는 계약직 둘 중 하나의 선택을 강요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운전사들을 둘 중 하나로 분류하라는 건 잘못된 선택이라며 미국은 모든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스로샤히는 우버가 운전사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것을 주장하는 근거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운전사를 직원으로 다루라는 지적은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운전사들이 정규직이 될 경우, 우버는 더 적은 수의 노동자로 더 적은 수의 도시에서만 운영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이용요금은 올라갈 수밖에 없고 순차적으로 수요가 줄어들어 운전자도 감소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그는 정작 당사자인 운전사들이 ‘유연성’이라는 가치를 중시해 직원이 되길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우버를 포함한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들이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노동자 3명 중 2명꼴로 유연성이 무너질 경우 운전 일을 그만두겠다고 답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노동자들은 기존 일자리와 달리 언제, 어떻게 일을 할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보상으로 주어진다는 걸 이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코스로샤히 CEO는 현재 고용형태의 판에 갇혀서는 안 된다면서 긱이코노미 노동자를 위한 제3의 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버는 운전사들에게 더 많은 수당과 보호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사·배달원 같은 긱이코노미 임시직 노동자들을 위한 공동 펀드를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임시직 노동자들에 의존해야 하는 회사들이 공동으로 수당 펀드를 조성하도록 의무화하자는 것이다.
이 펀드 자금을 노동자들에게 제공해 원할 경우 의료보험이나 유급 휴가 등 필요한 데 쓰도록 하자고 설명했다. 또 노동자들이 펀드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금액은 그들의 노동 시간에 기초해 책정할 것을 제안했다. 운전사에게 돈을 주고 그들이 뭘 할지 결정하게 하자는 것이다.
만약 미국 50개 주에 이런 펀드 조성을 의무화한 법이 있었다면 우버는 지난해에만 6억5500만 달러(약 7770억 원)를 수당 펀드에 적립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논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건강보험과 관련해, 그는 운전사들이 원하는 혜택 탑 5위에 건강보험 건이 없다면서 그들은 이미 건강보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긱이코노미 근로 형태의 위험성을 인정한 후, 주가 나서서 공유경제 업체들에 현재 임시직이라서 제공하지 않는 의료와 장애 보상을 제공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스로샤히 CEO는 덜 사악한 것을 고르라고 강요하는 대신 현재의 유연성과 더 많은 혜택, 그 둘을 모두 긱이코노미 근로자에게 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