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외국계 생보사 시장 주도... 신한 등 국내사 도전 잇따라
최근 달러로 보험료를 내고 보험금도 달러로 받는 달러보험이 인기다. 저금리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환경에 비교적 안전하면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달러’ 자산으로 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달러 보험료를 미국 장기 국채나 회사채로 굴리는 달러보험은 일반 원화 보험과 비교해 이율이 높고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챙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과거엔 최저 가앱액이 높아 주로 거액 자산가들 사이에서나 쓰이는 상품이었지만, 최근에는 보험사가 매달 소액을 넣는 방식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하면서 안전 자산 재테크의 유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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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보험은 주로 저금리·저성장 환경에 성장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고 더불어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새로운 투자처에 대한 수요가 달러보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국내 보험사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17년에도 5000건에 불과했던 외화보험은 2018년 5만 건, 지난해에는 6만 건 이상 늘었다.
국내에서는 AIA생명,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의 외화보험 상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신한생명도 도전장을 내밀면서 주목을 받았다. 신한생명이 선보인 상품은 매달 보험료를 250달러씩 내면 사망 시 10만 달러를 지급한다. 환율에 따라 보험료 등을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상품의 특징은 환율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보험금의 가치가 향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
주로 외화보험은 보험료를 내고 받을 때는 원화로 거래된다. 보험료 납입 시 환율이 오르면 보험료 부담이 커지고, 반대로 수령할 때 환율이 떨어지면 손해를 보는 구조다. 단순히 환율의 일방적인 방향으로 수익이 결정되지 않기에 고금리란 이유로 섣불리 가입해서는 안 된다고 업계에선 입을 모은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외화보험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인기가 급증하자 단기적 환테크를 위한 상품이 아니라면서 투자를 신중히 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환율이 하락하면 계약 해지 외에는 환율변화에 능동적인 대처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상품이 금리연동형인지, 금리확정형인지에 따라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금리연동형은 매달 공시이율이 변하는 상품으로 미국의 금리 수준이 한국보다 높은 수준을 장기적으로 유지돼야만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품이다. 특히 외화보험은 비과세 혜택을 보기 위해선 10년 이상 유지해야 하고, 중도해지 시에 수수료도 국내보험보다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