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국에는 용기면보다 봉지면이, 신제품보다는 이미 검증된 '고전제품'이 더 잘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 상황에는 안정을 선호하고, '집콕' 문화 확산에 따라 집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심이 코로나19에 따른 상반기 라면시장 트렌드를 모았다.
◇봉지면ㆍ신라면, 매출 '쑥'... 밖보단 안, 위기보단 안정
올해 상반기 라면시장 봉지면 매출 비중은 65.7%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한해동안 봉지면 매출이 62.5%였던 것과 비교하면 6개월만에 3.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용기면 매출 비중은 34.5%로 떨어졌다. 재택근무, 개학연기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야외활동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라면 소비도 봉지면으로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봉지면은 집에서 한끼 식사 대용으로 끓여먹을 수 있어 위기상황에서 가장 먼저 찾는 비상식량으로 평가받는다.
신라면이 국내 라면 시장에서 '특수'를 누린 점도 특이점이다. 신라면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4% 성장했다. △짜파게티(23.2%) △안성탕면(34.9%) △너구리(28.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농심 관계자는 "경기불황이나 재해 등 위기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신제품보다 이미 검증된 인기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소비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라면시장 '활황' 덕에 사상최대 실적 달성
라면 소비 증가는 기업 실적으로도 입증됐다. 올 상반기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2%가 늘어난 약 1조1300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실적으로 역대 최대다.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온라인에서 라면을 주문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농심의 경우 올 상반기 국내 라면매출 중 온라인 채널에 판매한 매출은 약 40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은 제품 특성상 온라인 판매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다"면서도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판매 비중은 6%로 소셜커머스부터 오픈마켓까지 국내 주요 온라인 채널에서 골고루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