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힌드라, ‘쌍용차 지분 축소’ 주주 동의 절차 착수…"9월 중순이 분수령"

입력 2020-08-25 11:20수정 2020-08-25 14:16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마힌드라, 9월 13일까지 주주 동의 온라인 투표…"사실상 회생 마지노선 제시"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자동차 지분을 줄이기 위해 주주의 동의를 받는 절차에 착수했다. 새로운 투자자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지만,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준비를 사전에 끝내기 위해서다. 마힌드라 주주들의 의사는 9월 중순께 드러날 예정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지분 74.65%를 갖고 있는 마힌드라는 7일(현지시간) 실적 콘퍼런스콜을 진행한 뒤 주주들에게 지분 축소에 대한 의견을 묻는 우편 투표 통지서를 발송했다.

그동안 마힌드라는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면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의사를 지속해서 밝혀왔는데, 지분을 50% 아래로 낮추기 위해서는 주주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투표는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주는 전용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쌍용차 지분 축소 안건에 찬성, 동의, 기권 중 한 표를 던질 수 있다.

마힌드라 측은 주주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쌍용차 지분 축소를 위해 △보유 지분 양도 △보유 지분의 실질 가치 하락(무상 증자 등) △추가 주식 발행 △쌍용차 대출, 차입, 부채의 자산화 △자발적 혹은 법원 절차에 따른 개선 등을 포함한 모든 수단이 고려될 것이고, 이사회는 회사에 가장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설명했다. 법정관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어 “마힌드라는 지난 2년간 쌍용차를 포함한 자회사의 실적 악화에 타격을 받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사업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며 “비용을 절감하고 자산 배분을 신중히 하며 손실을 일으키는 모든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표는 9월 12일 오후 5시(현지시간) 마감되며, 결과는 13일 오후께 발표될 예정이다. 안건이 주주 다수의 동의를 받아 가결되면 마힌드라는 쌍용차에서 손을 뗄 모든 준비를 마치게 된다.

▲쌍용차 지분 축소를 다루기 위한 마힌드라의 투표 통지서 (출처=마힌드라)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투자 계획을 철회한 4월 이후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당시 마힌드라는 대주주 포기 가능성을 언급하며 쌍용차에 애초 계획한 투자액 2300억 원 대신 400억 원의 일회성 자금만 투입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중국 지리자동차, 비야디(BYD), 베트남 빈패스트, 중국 체리자동차가 지분을 보유한 미국 자동차 유통사 HAAH오토모티브홀딩스 등이 투자 의향이 있는 곳으로 거론됐지만, 구체적인 논의 진행 상황이 드러난 곳은 아직 없다. 코로나19로 자동차 산업 전반이 침체한 상황과 쌍용차가 대주주를 조건으로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자금이 투자자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서다.

6월 말을 기준으로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쌍용차의 차입금은 3069억 원에 달한다. 이 중 1489억여 원은 마힌드라가 지분 51%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BNP파리바에서 빌린 자금이다. 조건이 지켜지지 않으면 외국계 은행이 대출금을 회수할 가능성도 있어 새로운 투자자에겐 부담이다.

당장 이달 말 BNP파리바와 JP모건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쌍용차가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하거나 투자자 확보에 실패하면 법정관리 절차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마힌드라가 9월 중순을 주주 투표 마감 시한으로 정하며 쌍용차 회생의 마지노선을 설정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쌍용차는 올해 2분기 117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4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했고, 존속 능력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이유로 2분기 연속 감사인 의견을 거절당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차입금을 순차적으로 갚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