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가 이른바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옷을 벗은 뒤 소송 끝에 복직한 후 사표를 낸 안태근(54ㆍ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 중인 고영한(65ㆍ11기) 전 대법관의 변호사 등록을 허가했다.
대한변협은 이날 오전 변호사 등록심사위원회를 열고 안 전 검사장과 고 전 대법관의 변호사 등록을 허가했다고 25일 밝혔다.
안 전 검사장은 지난 6월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변호사 등록 신청서와 개업신고서를 제출했으나 부적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안 전 검사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의원면직 형태로 사표를 냈지만 2주 만에 변호사 개업 신청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 것이다.
대한변협은 안 전 검사장이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 6개월을 받은 점 △서지현 검사에 관한 인사보복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 봉투 만찬 사건은 2017년 4월 21일 이영렬(62ㆍ18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7명과 안태근 당시 검찰국장 등 법무부 소속 검사 3명이 저녁 식사를 하며 격려금이 든 봉투를 주고받은 사건이다.
안 전 검사장은 이 사건으로 면직 처분을 받았으나 소송에서 승소해 복직했다. 그는 복직 후 곧바로 사표를 냈고 다시 징계위원회에 넘겨졌으나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 처분을 받아 의원면직으로 사직했다.
고영한 전 대법관은 2018년 8월 퇴임해 이미 변호사 등록이 된 상태에서 등록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검토됐다. 변협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으로 현행법상 등록 취소에 해당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이날 심사위원회에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