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기 대비 12.5% 줄어…2000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부진
2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은 이날 발표한 ‘월드트레이드모니터’에서 올해 2분기 전 세계 상품 교역량이 1분기보다 12.5%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CPB가 2000년 해당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도 넘어서는 것이라고 WSJ는 강조했다. 1분기는 2.7% 감소였다.
다만 글로벌 교역량은 4월에 12.3%, 5월에 1.1% 각각 감소하고 6월에는 7.6% 증가하는 등 2분기 끝 무렵에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CPB는 전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진원지였지만, 봉쇄 조치를 가장 먼저 취해 그만큼 경제활동 재개도 빨리 이뤄져서 1분기 수출이 7.7% 감소하고 나서 2분기에는 2.4% 증가로 회복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지난 분기 대부분 기간 봉쇄 조치를 취해서 수출이 각각 24.8%, 19.2% 급감했다.
최근 몇 주간 무역 흐름이 반등하는 조짐이 있었지만 중장기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초래한 거대한 경제·사회적 혼란이 글로벌 무역 환경을 안 좋은 방향으로 재편할 것이라고 WSJ는 비관했다.
이미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등으로 글로벌 무역은 올해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약화된 상태였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은 운송 중단을 유발하는 것 이외에도 전 세계 공급망을 뒤흔들었다.
국산 의약품 부족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미국 등 일부 국가는 무역장벽 구축과 리쇼어링(제조업의 본국 회귀)을 옹호하게 됐다. 이에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세계 무역의 재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교역량이 전년보다 13%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심지어 이는 WTO가 예측한 두 가지 시나리오 중 좀 더 낙관적인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예상치는 1930년대 이후 최악인 약 30% 감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