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녀의 벽]이승현 한국여성정책硏 박사 “女임원 롤모델 많아야 ‘유리천장’ 깨진다”

입력 2020-08-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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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중심 네트워크·보수적인 금융권 문화…롤모델ㆍ멘토가 여성 승진 요소"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서는 여성 직원들이 임원으로 올라가는 비율을 높여 많은 롤 모델이 나와야 한다.”

이승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25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높은 자리에 있는 여성 임원들이 포진해 있을 경우 자연스럽게 롤모델이 생기게 되고 그 자체 만으로 (여성직원들이)희망을 가질 수 있다. 교육적, 심리적, 정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멘토를 통해 승진 요인을 빠르게 학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성 중심의 네트워크가 만연한 금융업에서 롤모델과 멘토가 여성 승진의 중요한 요소라는 게 이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남성들은 학연, 지연 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술자리나 담배를 피우는 시간에도 선후배 간 소통을 통해 조직적 문화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게 된다”면서 “여성 롤모델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여성 멘토들이 많아지게 되고 육아나 결혼생활 등의 다양한 역할들로 인해 회사에서 여성들이 놓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현실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임원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여성 임원이 많아지면 양육, 보육 일 생활 균형 같은 사내복지가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원진이 한쪽 성에 편중되면 다른 성이 요구하는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육아정책, 회사 내 복지 제도 등에 대해 상대적으로 민감도가 높은 여성 임원이 기업의 양성평등 문화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성 임원이 많은 외국계 기업은 육아, 보육에 있어 여성 임원들 발언 기회가 많고 제도가 많이 갖춰져 있다.

금융권에서 여성 임원과 남성 임원 수의 차이가 15배 이상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복합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 박사는 “금융권 인력구조를 보면 여성과 남성 구성비가 1:1에 가깝고 여성이 많이 있는 산업이기도 하다”면서 “남성 위주의 금융권 문화 등 복합적인 이유로 많은 중간직급 여성들이 승진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강조했다. 병 그는 “중소기업의 경우 출산휴가 3개월을 다 쓰는 직장인 60% 내외인 것으로 알 고 있다. 주변 눈치 때문인데 국가에서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여성도 법적으로 모두 쓸 수 있는 방안을 마련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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