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아파트 화장실서 코로나 바이러스 검출…배수관 타고 전파되나

입력 2020-08-2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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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실서 실크대·수도꼭지 등서 바이러스 흔적 발견…감염자 발생 호실 위층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현황. 출처 존스홉킨스대학
중국 광저우의 빈 아파트 화장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17년 전 홍콩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 때처럼 공동주택 배수관을 통해 감염이 확산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연구원들은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을 통해 이달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오랫동안 입주자가 없었던 아파트 공실의 싱크대와 수도꼭지, 그리고 샤워기 손잡이에서 지난 2월 코로나19를 유발하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욕실이 오염됐던 이 집은 그 일주일 전 5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던 집의 바로 위층이었다.

연구자들은 바이러스가 배수관의 작은 공기 중 입자를 통해 퍼질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시뮬레이션 실험을 했다. 특히 이들은 화장실에서 변기 물을 내리는 힘에 의해 에어로졸이 확산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들은 코로나19 환자 주거지의 10층과 12층 위의 욕실에서 ‘에어로졸(공기 중 미세입자)’을 확인할 수 있었다. 2월 초에는 각 층에서 두 건의 사례가 확인됐으며, 대·소변에서 나온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입자가 배관을 통해 각 세대로 유입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새로운 보고서는 2003년 사스 유행 때의 홍콩의 아모이가든 아파트 집단 감염 사태를 연상시킨다. 가장 많은 사스 확진자가 나왔던 이 아파트 단지에서는 무려 329명의 주민이 집단으로 감염됐고, 42명이 사망했다. 당시 역학 조사 결과에서는 하수관에 결함이 있어 감염자의 용변에서 나온 바이러스 입자가 배수관을 통해 다른 집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엘리베이터를 통한 전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 사례는 2003년 홍콩 아모이가든의 사스 발병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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