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PC방이 2주째 막혀있다. 정부는 PC방을 코로나19 고위험시설로 분류하고 지난달 19일부터 영업을 금지했다. 하지만 PC방이 문을 닫아도 전국의 PC방을 확인할 수 없기에 불법적인 영업을 계속하는 곳도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PC방 게임전문 리서치 서비스에는 영업정지 이후에도 게임 점유율 순위가 업데이트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게임트릭스’의 경우 1일 기준 리그 오브 레전드가 33.41%, 피파온라인4가 31.42%를 각각 기록하며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리서치 서비스 ‘더로그’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38.07%, 피파온라인4 10.64%로 나타났다.
두 리서치의 순위는 같지만 점유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집계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게임트릭스의 경우 전국에 있는 약 1만 개의 PC방 모집단에서 지역별 비율에 따라 4000여개의 표본을 선정해 게임 데이터를 분석한다. 더 로그는 PC방 통합 관리프로그램 브랜드 ‘게토’를 사용하는 PC방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기 때문에 결과물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 PC방은 전체 영업을 중지한 상태다. 운영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사용량이 집계되는 것은 ‘비대면 PC방 서비스’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부 게임 서비스 기업에서는 이용자들이 PC방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PC를 활용해 PC방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집에서 PC를 켠 뒤 PC방에 원격으로 접속해 요금을 지불한 뒤 합법적인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
이 경우 PC방 업주의 경우 매출 손해가 없으며, 이용자들은 PC방 혜택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원격으로 접속할 경우 집 PC와 PC방 사이 미세한 딜레이가 형성된다. 0.1초의 컨트롤차이가 승패를 결정하는 게임의 경우 이같은 원격 플레이 자체가 쉽지 않다. 플레이 자체는 가능하지만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에는 패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PC방 불법 영업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미 지난달 말 광주광역시 한 PC방에서는 행정명령을 어기고 영업을 강행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PC방을 ‘작업장’으로 삼아 게임을 한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온라인 게임 작업장이란 게임머니와 아이템 양산, 레벨업 등을 목적으로 다수의 PC를 한 장소에 운영하는 집단을 뜻한다. 이들이 PC방으로 거점을 옮겨 문을 닫은 뒤 암암리에 운영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외에도 VPN을 사용해 PC방 IP불법 대여도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는 현실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전국 PC방이 문을 닫은 가운데 영업을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게임을 돌리고 있는 가능성도 있다”며 “각 게임업계가 힘을 모아 IP추적을 통해 불법적인 영업을 근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