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식금지 매장에 포함돼도 걱정, 안돼도 걱정이예요" 외식 자영업자 한숨 더 커져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조치로 우리 매장이 포함돼도 걱정, 포함 안 돼도 걱정이예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서울 은평구 연신내에서 카페형 베이커리를 반년째 운영중인 사장 A씨는 5일 “커피전문점에서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해지니까 최근 일주일새 우리 가게로 손님이 몰려 평소보다 매출이 50% 올랐다”면서 “하지만 매장에 사람이 많다 보니 빵만 구매하는 일부 손님들은 불편해하기도 하고, 감염 걱정도 커졌던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 매장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직원 중에서는 2~3군데 더 파트타임 잡(메뚜기 알바)을 뛰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다른 매장에서는 이미 근무시간이 축소됐다며 해고 당한 직원도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이어 A씨는 “정책에 협조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베이커리까지 취식금지 정책에 포함되니 음료 매출까지 감소할 게 뻔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4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조치를 내리면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더 깊어졌다. 앞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일주일간 시행되면서 상당수 사업장이 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해 매출이 급감한 상황인데 일주일이 더 연장돼 경영난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정부가 수도권 2.5단계 방역 지침을 13일까지 연장하면서 저녁 9시 이후 음식점 매장영업은 배달과 포장만이 가능하다. 커피전문점은 내부취식이 금지,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여기에다 새롭게 프랜차이즈형 제과제빵점, 아이스크림·빙수점까지 추가되면서 외식업계는 그야말로 초토화된 분위기다.
특히 매장 내부 취식이 금지되는 업종에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빙수점 등이 추가된 관련 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업종의 내부 취식 금지는 7일 0시부터일 것으로 보인다.
한 베이커리 본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베이커리도 취식이 안 된다'는 심리적 부담을 느껴 손님이 더 끊길까 걱정된다”면서 “배달 서비스, 구독 서비스 등 베이커리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관련 부문을 강화해 여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비교적 배달 서비스를 일찍 시작한 설빙은 '그나마 다행'이란 반응이다.
설빙 본사 관계자는 "설빙 매출에서 테이크아웃보다 매장 비중이 더 높은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매출 타격은 불가피하다"라면서도 "2018년 4월부터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으로 빙수 배달을 꾸준히 해와서 나름의 노하우가 쌓인 상황이다. 배달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았더라면 어쩔 뻔했나 아찔하다"고 전했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 B씨는 “처음 거리두기 2.5단계 시행할 때도 일주일로 끝날 것 같지는 않았다”면서 “특히 우리 매장은 주거 상권에 위치해 단골 위주에 매장 고객 비중이 3분의 2를 차지하는데 이번 조치로 매출이 50%는 더 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저녁 9시 이후에 매장 영업이 불가능한 음식점들은 저녁 장사가 거의 안돼 울상이다. 동작구 대방동의 한 식당 사장 C씨는 "1주일로 방역이 제대로 될것 같진 않았지만 막상 또 1주일을 연장한다고 하니 또 다시 걱정"이라며 "매장 영업이 줄어든 대신 배달이 늘긴 했지만 배달료 부담이 너무 크다. 지난 일주일은 버텼지만 이번 거리두기 기간 중엔 휴점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소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사장 D씨도 "2.5단계 조치가 시행된 이번주 매출이 지난 주 같은 시간대에 비해 30~40% 감소했다"면서 "정부가 피해가 집중된 소상공인에 대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논의 중이라지만 2주일이나 매장 영업을 못한 데 비해 얼마나 지원이 되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