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의 룸서비스를 로봇이 하고 로봇바리스타가 만들어준 커피를 마신다. 레스토랑에서는 서빙 직원 대신 서빙로봇이 주문을 받고 메뉴를 가져다 준다.
가상 현실이 아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로봇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무인 키오스크를 통한 비대면 주문이 가능한 식당도 점차 늘고 있다. 키오스크를 도입하면 주문을 받는 직원이 따로 필요 없어 고정비를 줄일 수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로봇 시대’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레스토랑, 커피전문점, 쇼핑몰, 호텔까지 로봇 서비스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의 무인 키오스크 운영점은 올들어 8월까지 전년대비 30% 증가했다. 현재 롯데리아의 키오스크 도입 점포는 전체 매장의 80%에 이른다.
롯데GRS 관계자는 “롯데리아의 경우 키오스크와 주문을 받는 직원을 동시에 배치한 매장이 많지만 최근 들어 주문은 모두 키오스크를 통해서만 받는 무인 키오스크 매장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외식브랜드 통합멤버십인 ‘롯데이츠’를 통한 주문이 늘어나는 등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는 선택이 아닌 일상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 역삼점도 번(빵), 패티가 무인으로 자동조리되는 동시에 서빙로봇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노브랜드 버거 역삼점에서는 키오스크에서 메뉴를 주문하고 픽업 존에서 기다리면 서빙 로봇이 전달해주는 음식을 주문번호와 음성 안내를 통해 확인한 후 픽업하면 되는 완전 무인시스템을 구축했다.
로봇배달 룸서비스는 객실에 비치된 QR코드를 배민 앱으로 스캔하면 주문할 수 있는 용품이나 음식료 등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배민 앱으로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하면, 딜리가 문 앞까지 주문한 제품을 가져다 준다. 객실 문 앞에 도착한 딜리는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문앞에 도착한 것을 알려준다. 배민은 한화건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내년 국내 최초 아파트 층간 이동 배달 로봇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배달로봇 서비스는 앨리웨이 광교의 중앙 광장인 ‘헬로그라운드’를 방문한 고객과 아파트 단지인 광교 아이파크 입주민이라면 누구나 배달시킬 수 있다. 앨리웨이 광교 방문객들은 배달의민족 앱을 이용해 광장의 테이블에 부착돼 있는 큐알코드를 찍은 뒤 배달 목록으로 뜨는 식당과 메뉴를 골라 주문할 수 있으며, 아파트 입주민들은 각 세대에 전달된 큐알코드로 집 안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다.
총 5대의 배달로봇은 주문이 접수되면 대기 장소에서 식당으로 스스로 이동하고, 식당 점원이 배달로봇에 음식을 넣어 출발시키면 주문 고객에게 배달해준다. 고객은 배달의민족 앱에서 배달로봇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으며, 도착하기 100m 전과 도착 후 알림톡을 전달한다.
치킨프랜차이즈 BBQ도 헬리오시티점을 오픈하며 서빙로봇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유통업계에서는 위드코로나 시대 '로봇'의 활용범위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내에 머무를 것으로 여겼던 로봇이 이제 야외까지 누비며 서빙직원과 라이더의 역할까지 대행하고 있다"며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이 되면서 백화점, 마트에서 안내 직원 대신 로봇을 도입하거나 인포메이션 데스크의 무인화도 가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