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치솟는 韓 드라마 인기...한류 열풍 편승 해외 진출도 적극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산에 따른 유동인구 감소에 시름하고 있는 편의점이 해외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세계 각국 역시 외출 자제 등에 따라 집에서 일상을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한국 드라마 인기가 치솟자 열풍에 편승하는 것. GS25는 아예 수출 전용 전담팀을 꾸리고, 몽골에도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진출하는 등 해외 영토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12일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대만 편의점으로 40피트 냉동 컨테이너 10대분의 봉지 얼음 1㎏을 수출하기로 했다. 총수출 수량은 20만 개로 지난 7일 1차분을 시작으로 세 차례에 걸쳐 이달 내 선적을 완료할 예정이다. 국내 편의점이 얼음을 수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얼음 수출은 대만 업체로부터 먼저 GS리테일에 문의가 들어와 이뤄졌다. 회사 관계자는 “대만은 중추절 연휴마다 무더위로 얼음 수요가 높아지지만, 공급이 부족하다”면서 “당사의 아이스컵 얼음 등에 대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만 업체에서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지난 2017년부터 PB(자체 브랜드) ‘유어스’ 상품으로 수출길에 올랐다. 같은해 베트남 GS25에 상품 수출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에는 홍콩 유명 마트 ‘파크앤샵’에 냉동피자와 핫바, 등심돈까스 등 자사 브랜드 상품을 주로 수출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전략을 바꿨다. K문화의 인기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던 와중 GS25에서 제작 지원한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가 아시아를 비롯해 해외 전역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기 때문. 드라마 인기에 국내 상품을 찾는 업체들을 늘자 지난 5월에는 아예 해외소싱팀을 조직해 수출 전용 상품 개발에도 나섰다.
실제 코로나19 여파에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인기는 치솟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은 태국과 베트남 넷플릭스에서는 시청 1~2위를 다툴 정도였고, 지난 3월에는 미국인이 가장 많이 본 드라마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편의점 샛별이’도 베트남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속에서 편의점 장면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국내 편의점과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는 후문이다.
첫 작품은 수출 전용으로 만든 미트프리 만두 3종(야채맛, 김치맛, 갈비맛)이다. 지난 6월 이 상품은 영국과 캐나다, 호주 등 서방 국가로 27만 여개(4만5600봉지)를 수출했다. 미트프리 만두는 고기가 들어 있지 않은 만두로 채식주의자가 많은 서양권 국가 소비자들이 즐겨찾는 식품이다.
해외 고객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수출 물량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GS리테일은 지난 2017년 2억 원의 성과에 이어 이듬해에는 11억 원, 지난해에는 약 30억 원까지 규모를 늘렸다. 올해에는 이미 진출한 베트남 GS25로의 직접 수출도 늘리는 한편, 2년 내 연간 수출액 200억 원을 달성하고 대상 국가도 유럽 등 50개 국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24 역시 코로나19에 되레 수출 기회를 잡았다. 이 회사는 2016년 7월 이전 상호인 ‘위드미’ 당시 자체개발상품인 숙취해소 아이스크림 ‘견뎌바’ 4000개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수출한 것이 해외 진출의 유일한 사례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월 PB브랜드 아임이(I’m e) 상품 15종, 총 2000여만 원 물량을 호주와 홍콩으로 수출했다. 주요 상품은 한국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신당동 원조쌀떡볶이스낵과 인절미스낵, 왕소라스낵 등 스낵 13종과 민생휴지(27*30롤) 1종이다. 당시 해외 각국은 코로나19에 휴지 사재기가 기승을 부릴 때였다.
한류 열풍은 프랜차이즈 사업 영토 확장에도 순풍을 불어넣었다. 지난 8일 GS25는 몽골 숀콜라이 그룹과 몽골 내 GS25 편의점을 전개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내년 상반기 중 울란바토르에 GS25 1호점을 시작으로 첫 해 50개 점을 오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미 100개 매장을 운영하며 몽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CU와의 라이벌 구도를 해외서도 이어가게 됐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영향권에도 K방역과 한류 열풍에 따라 당사에 대한 문의가 많다”면서 “앞으로도 활로 개척을 위해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