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한 주당 가격은 12만4000원으로 시가총액만 45조272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17일 7만7000원 수준이던 주가(기준가)는 두 달여 만에 61% 가량 급등했다.
이는 오늘 종가 기준으로 국내 4대 은행사인 우리금융지주(6조1609억 원), 하나금융지주(8조5869억 원), KB금융지주(15조9462억 원), 신한금융지주(13조7252억 원)의 합계 시총(44조4192억 원)을 넘는 수준이고, 이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시총 6위인 셀트리온(39조9581억 원)보다 많다.
카카오뱅크의 장외 주가가 뛰고 IPO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 회사의 지분을 들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이달 들어서만 오늘까지 주가가 33.16% 올랐고 이날 장중 8만9100원을 터치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예스24도 같은 기간 88.88% 급등했고 이날은 상한가를 기록하며 나란히 신고가를 다시 썼다.
한국금융지주는 손자회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함께 카카오뱅크 지분 33.53%를 들고 있는 2대 주주며, 예스24 역시 카카오뱅크 지분 1.97%를 보유하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지분이 비유동성 자산임을 고려해 50%의 할인율을 적용해도, 카카오뱅크 주식의 가치는 한국금융지주 1주당 2만5000원을 상회할 것으로 본다”면서 “카카오뱅크의 상장 기대감이 커질수록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상장까지 시간이 한참 남아있음에도 장외 주가는 물론이고 관련주들의 주가까지 들썩이는 것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IPO 공모주 열풍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공모주 열풍을 불러온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은 1억 원을 예치해도 각각 13주, 5주 정도만 배정받는 상황이 연철됐다. 때문에 고액 납임에도 당첨이 불확실한 청약 대신 장외 거래를 통해 확실한 방법으로 주식을 선점하겠다는 기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달 증시에 입성하며 관심을 받은 카카오게임즈도 코스닥 입성 전 장외시장에서 몸값이 급등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최근 장외 시장에서 45조 원이 넘는 시가총액을 달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SK증권(8조9000억 원), 삼성증권(5조4000억~8조6000억 원)은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를 각각 8조9000억 원과 5조4000억~8조6000억 원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최근 장외시장 시총과 5~8배 가량의 차이가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으로서 지닌 높은 잠재력으로 시장의 기대가 크다”면서도 “카카오뱅크의 상장 가치와 관련해 가장 큰 관건은 수수료 수익이 될 것인데 대출 성장에 따른 이자 이익 증가는 은행업의 특성상 많은 양의 자본을 요구하는 만큼 한계가 명확하고 저금리 기조하에서 은행이 취할 수 있는 총자산이익율(ROA)의 개선여력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뱅크가 높은 상장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기존 오프라인, 예대 업무 중심의 기존 은행틀을 뛰어넘고 카카오뱅크 앱을 은행 온라인 플랫폼의 중심으로 키워 수수료 수익 증대를 통해 ROA를 제고시키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