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하리공장 하루 매출손실 1800억 수준 …수도권 완성차 근로자만 약 2만 명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도 용인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완성차는 물론 산업계 전반에 걸쳐 셧다운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17일 기아차와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소하리공장 관련 확진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모두 11명(직원 8명ㆍ가족 3명)으로 집계됐다. 동선이 겹치는 직원 200여 명에 대한 추가 검사가 진행된 만큼,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날 경기도 보건당국은 “경기도와 질병관리본부에 역학조사를 의뢰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밀접접촉자가 추가로 파악될 경우 추가 진단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하리공장 하루 쉬면 매출손실 1000억 원 수준=5800여 명이 근무 중인 기아차 소하리공장에서는 전날 생산설비 직원 A씨(용인 349번)가 아내, 자녀 등과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A 씨와 접촉한 기아차 근로자 7명도 이날 오전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소하리 1공장에서는 신형 카니발과 K9, 스팅어 마이스터를 생산 중이다. 2공장에서는 리오(수출형)와 스토닉 등이 나온다. 신형 카니발의 경우 사전계약 물량을 포함, 출고 대기 물량이 4만 대에 달할 만큼 1분 1초가 절실한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하리 1, 2공장 하루 휴업에 따른 매출 손실은 18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이 공장 주간과 야간 근로자가 각각 4시간과 5시간씩 부분파업을 단행할 당시 회사 측이 추산한 생산 차질은 1100대 수준이다. 이에 따른 매출 손실은 약 1000억 원 규모다.
50% 부분파업에 따른 손실이 이만큼이라면 단순 계산으로도 하루 휴업에 따른 매출 손실이 2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소하리 공장에 근무 중인 5800여 명은 기아차 전체 근로자의 15% 수준, 나아가 연간 생산량 32만 대 역시 기아차 전체물량의 10%에 해당한다.
기아차는 확진 사실이 알려진 직후 1, 2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이를 지켜보고 정밀방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확진자 확산 여부에 따라 공장휴업도 연장=앞서 지난 2월 현대차 울산 2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당시 현대차는 공장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확진자 근무지와 동선 등을 포함 2공장 전체를 정밀 방역했다.
접촉자로 분류된 인원과 동일 현장직원 전원에 대해 검사 결과와 관계없이 2주간 자가 격리를 결정하기도 했다.
기아차 소하리 공장의 재가동 역시 추가 확진자 발생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1차 97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결과 최초 확진자 A씨를 포함한 8명만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전 근로자 200여 명이 추가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저녁 늦게 취합될 예정이다. 방역 당국은 추가 확진자 발생과 역학조사 결과 등을 거쳐 폐쇄 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다행히 집단감염이 이날 오전 집계 규모에 머무르게 된다면 주말 특근부터 공장 재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도권 완성차 공장 근로자만 2만 명=이처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된 가운데 인천 부평(한국지엠 약 1만 명)과 평택(쌍용차 약 3900명) 등 자동차 생산거점에는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기아차 소하리 공장을 포함하면 약 2만 명이 자동차 생산 근로자이다.
이들 대부분이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전반에 생활권을 두고 있어 언제든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나아가 최근 2주간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가 26.4%에 달하는 만큼, 누가 언제 확진 판정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추가 방역대책을 마련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역시 지난 6월 확진자 발생으로 일시 폐쇄에 들어간 바 있다. 현대자동차 계열 5개사 33개 동 5300명도 전원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기아차 관계자는 “추가 확진자 발생 여부에 따라 방역 당국의 검사 대상 확대가 결정된다”라며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고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잔업과 특근 등 생산계획도 수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