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미래 경제 이끌 아기 대기업”
‘규제개혁 당당하게’ 시민단체 창립
“아직도 정부가 국민 지배해”
“한국처럼 규제가 강한 나라에서는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하기 어렵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을 정부가 개입해서 죽이는 게 우리나라다.”
독설에 가까운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정나미가 떨어진 듯 보였다. 정보통신(IT)과 디지털 법률 문제 전문 변호사로 꼽히는 구태언 법무법인 린 테크앤로(TEK&LAW) 부문장의 이야기다.
구 변호사는 국내 첨단산업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규제개혁이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을 강하게 드러냈다.
구 변호사는 검사 시절부터 IT 전문 법조인으로 손에 꼽혔다. 검찰 재직 당시 구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에서 IT 범죄를 수사했다.
그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인지 수사한 뒤 검찰에 송치한 ‘와우해커 사건’에서 18명의 젊은 해커 전원을 기소유예 처분했다”며 “이들 중 다수가 현재 중견 정보보호 인플루언서로 성장해 대한민국의 보안산업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와우해커 사건은 2003년 해킹 기술을 연구하는 국내 최대 커뮤니티 ‘와우해커’ 회원들이 국내 사이트의 보안 취약점을 확인하기 위해 공식적인 절차 없이 해킹을 진행해 이슈가 됐다. 당시 이들은 H대학 등 14개 사이트와 S대학 수능시험합격자 명단 등을 해킹했다.
검찰에서 사이버범죄 수사를 담당하던 구 변호사는 인사 발령으로 더는 IT 범죄를 다루지 못하자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2012년 테크앤로 법률사무소를 차려 스타트업 및 기술개발 분야 법률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구 변호사는 스타트업에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은 미래 경제를 이끌 '아기 대기업이다. 시대에 맞는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잘 크도록 모두 도와야 한다”며 “타다 금지법으로 적법하게 사업을 하던 기업을 국회가 법을 바꿔 하루아침에 문을 닫게 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구 변호사는 혁신 기업이 꺾이는 모습을 보면서 ‘규제개혁 당당하게’라는 시민단체를 창립했다. 규제개혁 당당하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의 역할과 기능을 시대에 맞게 새로 쓰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다.
구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아직도 정부가 국민을 지배한다"며 "‘공권력에 도전한다’는 말이 여전히 나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인식 전환 없이 혁신기업이 창의적인 실험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 규제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클라우드 산업을 예로 들었다.
구 변호사는 “정부가 금융ㆍ의료 산업 부문에서 클라우드를 쓰지 못하게 하는 사이 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Azure, 구글 cloud 등이 서비스를 고도화해 우리 시장을 장악했다”며 “우리나라 클라우드 산업의 실패는 정부의 실패”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