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다양한 업종에 대한 투자로 상당한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회사 IPO(기업공개)로 인한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SK텔레콤의 투자처 중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이스라엘의 디지털 X선 기업인 나녹스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주당 18달러로 상장한 나녹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주당 28.10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공모가 대비 주가가 56.11% 급등했다. 지난 11일에는 주가가 64.1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해와 올해 6월 2차례에 걸쳐 나녹스에 2300만 달러(약 272억 원)을 투자하며 지분율 5.8%로 2대 주주가 됐는데, SK텔레콤의 나녹스 지분 가치는 17일 종가 기준 870억 원을 넘어선다.
잘나가던 나녹스 주가는 공매도 행동주의 투자자인 시트론 리서치에서 기술력을 의심하는 리포트를 내놓으며 발목이 잡혔다. 하지만 기술력을 입증할 경우 언제든지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SK텔레콤이 약 700억 원을 투자하며 1대 주주(지분율 68.1%)로 올라선 IDQ도 주목받고 있다. IDQ는 2001년 스위스에 설립된 양자암호 전문 기업으로 5G가 상용화되면서 보안의 중요성이 커져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525억 원을 투자하며 지분 34.6%를 확보한 디지털·동영상 광고 플랫폼 기업인 인크로스의 주가도 뛰며 SK텔레콤을 웃음짓게 만들고 있다. 인크로스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18일까지 99.20% 오르며 SK텔레콤의 지분 가치가 27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카카오와 3000억 원 규모 주식 교환을 통해 확보한 지분 2.5%의 가치도 급등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카카오가 언택트 수혜 대장주로 꼽히며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올들어서만 주가가 142.99% 상승했다. SK텔레콤의 지분 보유 가치만 8209억 원으로 높아졌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이 이제는 단순 통신사가 아닌 종합 정보통신기술(ICT)로 봐야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비통신 매출은 6조 원으로 비중이 36%에 달한다. 연평균 9%씩 10년간 2배 규모로 늘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New ICT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면서 “최근에 성공적으로 나스닥에 상장한 나녹스, 양자암호 통신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IDQ, 데이터 기반의 광고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인크로스, 2년간 거래액이 2배로 증가한 원스 토어 등 작지만 알찬 투자기업들의 가치를 SKT의 기업가치에 반영할 시점이다”고 설명했다.
자회사들의 IPO도 SK텔레콤의 기업가치를 더 올릴 전망이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가 IPO 작업을 실무적으로 준비할 주관사 선정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스토어는 지난 2016년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와 네이버가 합작한 토종 앱 마켓이다. SK텔레콤은 원스토어 지분 52.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원스토어는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상장 시 기업가치가 1조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SK브로드밴드와 ADT캡스, 11번가 등도 상장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가운데 모두 IPO 시장의 대어급으로 꼽히는 만큼 SK텔레콤의 기업가치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신은정 DB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매출 비중 변화는 티브로드, ADT캡스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른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자회사가 성장한 점이 주요인”이라며 “최근에도 투자한 기업들의 지분가치 확대 및 본업과 시너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