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유치위원회, 컨설팅 업체 통해 IOC 위원 아들에 37만 달러 송금”

입력 2020-09-2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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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유치 확정일 전후로 계좌 송금…프랑스, 2016년부터 IOC 위원 매수 혐의로 JOC 수사

▲왼쪽부터 자크 로게 당시 국제올림픽위원장(IOC)과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 다케다 스네카즈 일본 올림픽위원회(JOC) 회장이 2013년 9월 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도쿄올림픽 유치 계약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21일 도쿄올림픽 유치위원회가 컨설팅업체를 통해 IOC 유력 위원을 뇌물로 포섭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유력 위원을 뇌물로 포섭했다는 의혹이 또다시 제기됐다. 도쿄올림픽 유치위원회가 컨설팅 업체에 거액의 돈을 송금했고, 이 컨설팅 업체가 IOC 위원 아들의 회사에 돈을 보낸 정황이 포착됐다.

21일(현지시간)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유치위원회의 컨설팅 업무를 맡았던 싱가포르 블랙타이딩즈(BT)는 2013년 7월 29일과 10월 25일 도쿄올림픽 유치위원회로부터 2억3000만 엔(약 26억 원)을 송금받았다. 도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날짜는 2013년 9월 7일이다.

BT는 이 계좌를 통해 2103년 8월 27일과 11월 6일, 2014년 1월 27일 라민 디아크 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의 아들이자 IAAF의 컨설턴트였던 파파맛사타 디아크의 계좌에 15만 달러(약 1억7500만 원)를 보냈다. 또 그가 소유한 회사인 PMD컨설팅에도 2013년 11월 6일부터 12월 18일까지 21만7000달러를 4차례에 걸쳐 송금했다. 파파맛사타가 파리의 보석가게에서 구매한 고급 시계값 8만5000유로(약 1억1712만 원)를 BT가 대신 내기도 했다.

BT의 계좌를 통한 자금 이동은 미국 재무부와 프랑스 수사당국의 보고서를 버즈피드와 아사히신문, 교도통신 등 국제조사보도저널리스트연합(ICIJ)이 공동 취재한 결과 밝혀졌다.

프랑스 검찰과 사법부는 2016년부터 일본 측이 IOC의 아프리카 출신 위원들을 매수한 의혹을 조사해왔다. 라민 디아크는 수백만 유로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프랑스 검찰의 수사를 받았으며 지난주 러시아의 조직적인 약물 복용 은폐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 2년 형과 벌금 50만 유로를 선고받았다. 파파맛사타 디아크는 인터폴의 일급수배 명단에 올라있다. 다케다 스네카즈 전 일본 올림픽위원회(JOC) 회장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금융전담검찰(PNF)로부터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파파맛사타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BT로부터 받은 돈은 중국에서 체결한 후원 계약과 관련 있는 것”이라며 “도쿄올림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중국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해외에 송금할 수 없어 BT의 대표에게 같은 금액의 돈을 주고 계좌 송금을 받은 것이라는 해명이다. 파파맛사타와 BT 대표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케다 전 회장 역시 “블랙타이딩즈에 돈을 송금하긴 했지만, 컨설팅 회사에 돈을 지급한 이후 일어난 일은 몰랐다”고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일본 측은 2억3000만 엔이 컨설팅 수수료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용처를 밝히지 않아 뇌물 수수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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