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김정은 계몽군주"…김원웅 "친일세력이 근본 원인"
해양수산부 공무원 북한군 총격 사망 사건에 대한 범여권 인사들의 발언들이 ‘뜨거운 감자’다. 여권 관계자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 표명을 긍정적으로 해석하자 야권에서는 “국민의 정서를 무시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7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반 문제를 남북이 공동으로 조사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북측이 신속히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며 “바다에 표류하는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총격은 어떤 이유에서든 용납하기 어려운 행위”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25일 북한의 통지문 발표 직후 한 발언이 문제시되고 있다. 이 대표는 “과거 북측의 태도에 비하면 상당한 변화로 보인다”며 “얼음장 밑에서도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남북관계가 엄중한 상황에서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빠르게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해 온 것이고, 이례적으로 두 번에 걸쳐서 한 전문 내에 미안하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사례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0ㆍ4 남북공동선언 13주년 기념 대담’ 중 “김 위원장 리더십 스타일이 그 이전과는 다르다”며 “이 사람이 정말 계몽군주이고 어떤 변화의 철학과 비전을 가진 사람이 맞는데 입지가 갖는 어려움 때문에 템포 조절을 하는 게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이 자리에 있던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도 “(김정은 위원장이) 통 큰 측면이 있다“며 ”김일성이나 김정일 시대와는 좀 다른 면모”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김원웅 광복회장도 북한의 통지문에 성명을 내고 “그간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하여 존재해온 세력이 끊임없이 민족을 이간시키고, 외세에 동조하면서 쌓아온 불신이 이번 불행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윤건영 의원이 문 대통령의 아카펠라 관람 비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강강술래를 돌았다”고 받아쳤다.
범여권 인사들의 이런 발언들에 반대 진영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5일 SNS에 “김정은의 사과가 나오자 입을 모아 ‘전화위복’이 됐다고 외친다“며 ”국민의 한 사람이 북한의 비인도적인 조치로 살해당한 불행한 ‘화’가 김정은 사과로 졸지에 ‘복’이 되어버린 것”이라고 유시민 이사장의 발언을 지적했다. 윤 의원 발언에 대해서도 진 전 교수는 “문재인이나 박근혜나 같은 수준이라는 고백이다”고 비난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26일 SNS에 "김정은은 계몽군주가 아니라 폭군"이라며 "김정은이 계몽군주라면 계몽주의 사상가들이 땅을 칠 일"이라고 적었고,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도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언행은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 정서에 눈을 감은 한심한 작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