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콘리 주치의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이르면 5일 퇴원” -트럼프, 염증치료제인 ‘덱사메타손’ 복용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전 선임고문등 줄줄이 확진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숀 콘리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면서 “이르면 5일 퇴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호흡을 하는 데 문제가 없으며 2일 이후 열도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조기 퇴원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미국 주요 지수 선물이 일제히 상승, 트럼프 건강 상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트럼프 상태가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들에게 권장하는 약물인 ‘덱사메타손’을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콘리 주치의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두 차례 혈중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시인했다.
일차적으로 2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고열과 함께 산소 포화도가 일시적으로 94% 밑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한 시간 가량 산소를 보충 받았다. 산소포화도는 일반적으로 95~100% 값을 지니며, 90% 이하면 저산소혈증이라고 부른다.
이후 3일 한 차례 더 산소포화도가 떨어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염증치료제인 덱사메타손을 복용했다고 밝혔다. 덱사메타손은 지난 6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시험 결과 코로나19 중환자의 사망률을 상당히 낮추는 것으로 확인돼 주목받은 치료제다.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는 환자의 경우 35%, 트럼프 대통령처럼 산소보충 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20% 각각 사망률이 낮아졌다.
다만 해당 약물은 인체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코로나19 경증 환자에게는 권하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도 “효과가 없거나 심지어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며 중증환자에게만 사용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퇴원할 경우 조기 회복으로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투병에 대한 동정표에다 국가위기 의식이 높아져 지지층 결집을 부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도 코로나19 감염 후 지지율이 높아지기도 했다. 존슨 총리의 경우 코로나 감염 전 54%였던 개인 지지율이 완치 직후 60%로 올랐다. 탄핵 위기에 몰렸던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코로나 투병 이후 지지율이 32%에서 37%로 올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미국 대선이 3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막판 지지층 결집을 통해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에 뒤진 지지율을 뒤엎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백악관이 코로나19 핫스팟이 된 이상 대선 막판 유세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를 이끄는 중역들이 최근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TV토론 준비를 도왔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전 선임고문, 빌 스테피언 선거대책본부장,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 등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이 줄줄이 확진됐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과 마이크 리 공화당 상원의원(유타)을 포함해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 참석했던 인물들로 당시 행사가 슈퍼 전파행사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