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속 ‘블랙위도’·‘원더우면 1984’ 등 주요작 줄줄이 연기
세계 2위 영화관 체인인 시네월드가 미국과 영국 전역에 있는 영화관을 일시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CNN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시네월드그룹은 이날 “영화관을 일시 폐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발표는 007 시리즈의 최신작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의 개봉이 내년 봄으로 연기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리갈시네마’를 운영하는 시네월드는 미국과 영국, 중유럽 등 787개 영화관에서 3만7482명을 고용하고 있다. 만약 영화관의 일시 폐쇄가 확정되면 가뜩이나 벼랑 끝에 몰린 영화 산업 일자리는 더욱 위태로워진다. 회사 대변인은 이날 직원들과 고객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결정해 알리겠다”고 밝혔다.
올해 세계 극장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려졌던 록다운(도시 봉쇄) 조치가 완화하면서 7월부터 영화관 운영이 재개됐다.
하지만 큰 흥행이 기대됐던 25번째 007 시리즈 개봉이 내년으로 밀리면서 영화 산업 회복의 기대가 꺾였다. ‘노 타임 투 다이’의 미국 개봉 예정일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이미 4월 10일에서 11월 25일로 한 차례 연기됐는데, 이번에 내년 4월 2일로 또 미뤄졌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주요 작품들의 개봉이 줄줄이 미뤄지던 참이었다. 지금까지 마블의 히어로 영화 ‘블랙 위도’, ‘원더우먼’ 시리즈 속편 ‘원더우먼 1984’ 등 다수의 작품이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을 연기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테넷’은 수차례 개봉을 연기한 끝에 극장 개봉을 강행했으며, 마찬가지로 개봉을 늦추던 ‘뮬란’은 미국에서 온라인 개봉을 포기하고 온라인 출시됐다.
시네월드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올리버 다우든 영국 문화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업계의 위기를 호소했다. 시네월드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에 16억 달러(약 1조8611억 원)의 손실을 냈다. 시네월드는 서한에도 “운영 자금은 당분간 충분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해 영화관이 다시 폐쇄되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주가는 올해 82%나 주저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