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등 주요 백화점 명품 매출 전년비 20~40% 증가…혼수 수요도 면세점 대신 백화점 몰려
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부진하지만 명품 매출은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의 '8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롯데ㆍ현대ㆍ신세계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6.5% 줄어든 반면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27.6% 늘었다. 올들어 백화점 명품 매출은 3월 일시적으로 전년 대비 19.4% 감소했을뿐 △4월 8.2% △5월 19.1% △6월 22.1% △7월 32.5%의 증가세를 꾸준히 유지했다. 루이비통, 샤넬 등 대표 브랜드가 매출을 이끌면서 업계에선 "명품 빼면 백화점이 망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소비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MZ세대가 명품 시장으로 속속 진입하는 데다 위드코로나 시대 소비 양극화가 명품의 때아닌 활황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은 추석 연휴 주말인 2~4일 해외패션(명품)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10월 4~6일) 대비 46.8%나 뛰어올랐다. 현대백화점은 "추석 연휴 해외 여행을 못 가고 국내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명품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본다"며 "본격적인 혼수 시즌을 맞아 해외나 면세점에서 쇼핑하던 수요가 백화점으로 몰린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역시 해외 명품 매출이 전년보다 24% 늘었다.
명품 매출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백화점업계의 '명품 드라이브'는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예술 작품으로 명품관을 꾸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대표 사례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8월 리뉴얼을 통해 명품 매장 곳곳에서 미술품들을 상설 전시 및 판매했다. 회화부터 사진, 오브제, 조각 작품 250여 점을 매장 벽은 물론 통로, 고객 라운지 등에서 감상할 수 있다. 신세계갤러리에서 직접 운영하는 이 공간은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하며 고객들에게 작품을 소개하고 구매까지 돕는다.
실험적 마케팅은 명품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강남점 리뉴얼 후 한 달간(8/21~9/20)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1% 신장했다. 강남점은 8일 국내 최초로 보테가베네타의 의류 전문 매장 개장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가구의 하이엔드 명품'이라는 별명을 가진 가구 브랜드 '폴트로나프라우' 등을 판매하며 명품의 영역을 가구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가구 매출은 지난해보다 41.7%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기 해외 명품 브랜드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는데, 가격이 더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명품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며 "몇몇 인기 브랜드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불황과 상관 없이 '없어서 못 파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누린 이번 추석 특수가 한글날 연휴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가을 정기 세일에 들어간 백화점업계는 11일까지 세일이 이어진다. 롯데백화점은 전국민 쇼핑 레이스를 테마로 ‘가을 정기 세일’을 진행 중이다. 7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이번 세일은 여성·남성패션, 잡화, 리빙 등 전 상품군에 걸쳐 2020년 FW(가을·겨울) 신상품을 10~30%, 이월상품 기획전에서는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FAMILY HOLIDAY’ 테마로 가을 정기세일을 실시한다. 행사 기간 전 점포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패션ㆍ잡화ㆍ스포츠ㆍ화장품 등 총 300여 개 브랜드가 이번 세일에 참여해 가을 시즌 신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10~30% 할인 판매한다.
대형마트의 경우 이달 의무휴업일이 11일이지만, 지자체 42곳이 의무휴업일을 추석 당일인 1일로 변경하며 한글날 연휴 영업이 가능해졌다. 해당 지역 116개 대형마트가 11일 정상적으로 영업하며 연휴 특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