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조정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과기부가 과학기술ㆍ정보통신 관련 국제기구에 매년 100억 원 이상, 5년간 약 551억 원의 국제기구 분담금을 냈지만, 국제기구로의 파견은 단 10명에 불과했다. 또 21개의 국제기구에 분담금을 내고도 공무원을 파견하지 못한 국제기구는 15개에 이른다.
세계 각국은 국제협약을 통해 국제기구에 분담금 형태로 출자ㆍ출연을 하고, 출자ㆍ출연 비중을 고려해 공무원을 파견하고 있다.
부처 현원이 1200명 수준인 기획재정부가 20명이 넘는 인원을 국제기구에 파견한 것에 비해, 1만2000명이 넘는 과기부가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자칫 우리나라가 국제사회 과학기술ㆍ정보통신산업 분야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개도국에 대한 개발 협력을 통한 국익 증진을 목표로 하는 과학기술ㆍICT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도 새로운 과제 발굴 없이 기존 사업을 반복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과기부는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따라 ODA 사업 수원국으로부터 사업요청서를 접수하고 국가개발협력위원회의 의결과 기재부, 국회 등의 심의를 거쳐 ODA 사업을 한다.
과기부는 개도국 과학기술지원, 정보통신방송 개발 협력, 정보이용 환경개선 등의 과학기술ㆍICT ODA 사업으로 매년 100억 원 이상, 5년간 568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다.
그런데도 사업별 입찰공고서ㆍ과업지시서 등을 분석한 결과 2020년 사업이 5년 전 과제 내용과 같았다. 과기부가 ODA 사업에 대한 새로운 과제 발굴 없이 이름도 똑같고 내용도 같은 사업들을 기계적으로 수행하고 있었던 것.
조정식 의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는 비대면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ICT 표준기술을 확보한 국가가 경제를 선도하는 구조로 대전환될 것”이라며 “과학기술 및 ICT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위한 국제협력 채널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제기구 분담금, ODA 등 국제개발 협력 증진을 위한 사업에 국민 혈세를 쏟아붓고 있지만 밑 빠진 물 붓기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학기술ㆍICT 분야의 국익 증진을 위해서는 양적인 예산 투입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분담금을 내는 국제기구에 적극적으로 파견해 국제기구 내 정책 결정 및 집행 과정에서 우리나라 이익을 대변하고, 개도국에 대한 ODA 사업도 디지털 뉴딜 등과 연계하여 새로운 과제 발굴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