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예년보다 높지만…가전사들 불확실성 등 이유로 대폭 인상에 난색
컬러가전 인기 덕분에 철강사들의 컬러강판 생산라인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컬러강판은 열연강판에 표면처리를 해 색깔이나 무늬를 입힌 강판이다.
다만 높은 원자재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객사인 가전업체들이 컬러강판 가격 인상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철강사들은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생산라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에도 연일 완전가동되고 있다.
포스코강판, 세아씨엠 등 다른 철강사들의 컬러강판 생산라인 가동률도 100%에 육박한다.
컬러강판 생산라인이 멈추지 않는 것은 제품이 들어가는 컬러가전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전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채로운 컬러가전을 선보이고 있다.
컬러강판 수요가 늘어났음에도 철강사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철광석 가격은 예년보다 30~40달러 높은 톤(t)당 12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 호주 등 철광석 생산지역에서 조업이 재개되고 있지만, 가격이 언제 하락할지 미지수이다.
동국제강이 원자재로 사용하는 고철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고철 가격(서울 도매가 기준)은 t당 29만 원이다. 전 달(26만 원)과 비교했을 때 3만 원 올랐다.
원자재 가격에 비례해 컬러강판 가격이 인상되면 문제가 없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가전업체들은 협상 때 경기 불확실성 등을 근거로 큰 폭의 가격 인상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기마다 가격 논의가 이뤄지지만, 철강업체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쉽게 관철하지 못하고 있다.
철강사들이 가전의 디자인, 색상에 맞춰 컬러강판을 공급하는 만큼 협상 주도권은 가전업체들이 쥐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컬러강판 가격 인상은커녕 추가적인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부 가전업체들은 최근 연말 할인 행사 등으로 가전제품 가격이 내려가는 만큼, 컬러강판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