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최가연(24) 씨는 얼마 전 직접 그린 캐릭터로 스티커를 만들어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으로 그린 이미지를 프린팅 업체에 맡겨 제작했다. 장당 1000원대의 작은 가격으로 지인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이 됐다. 최 씨는 "평소 떡메모지나 스티커 등 문구 만드는 걸 해보고 싶어서 만들게 됐다”며 “생각보다 만들기 쉬웠고 선물 받은 친구들이 좋아했다"고 말했다.
최 씨처럼 직접 굿즈를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티커부터 포토카드, 마스킹테이프, 휴대전화케이스까지 종류도 무궁무진하다. 관련 업체도 많다. 포털사이트에 '소량 굿즈 제작'을 검색하면 관련 업체 수십 곳이 뜬다. 보통 디지털 프린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10장 이내의 소량 제작이 가능한 곳도 많고, 초보자가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템플릿을 제공하는 업체도 있다.
책 '내가 만든 최애굿즈' 저자 전하린 디자이너는 "직접 만드는 굿즈의 가장 큰 매력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내가 만든 굿즈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이라는 것도 매력적이다. 그는 "메모장에 끄적여놓은 낙서도 스티커로 만들면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길을 가다가 폰으로 찍은 꽃 사진, 언젠가 하늘이 예뻐서 찍은 노을 사진, 친구와 낙서하다 생긴 귀여운 캐릭터, 혹은 그냥 나의 이름 석 자를 쓴 손글씨도 스티커로 변신할 수 있다.
굿즈 제작이 처음이라면 가장 많이 만드는 스티커부터 도전하길 추천한다. 다른 굿즈에 비해 단가가 저렴하고, 아무 곳에나 붙여도 내 개성을 잘 나타낼 수 있다. 스티커는 같은 디자인이라도 용지 종류와 칼선 모양, 후가공 종류에 따라 다른 느낌이 나온다. 칼선 없이 직접 잘라 쓸 수 있도록 만들면 단가가 훨씬 저렴해진다. 코팅은 유광, 무광, 홀로그램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데 처음 제작하는 것이라면 무광을 추천한다.
스티커는 보통 많이 제작할수록 장당 단가가 저렴해지는데, 관심 있는 업체 여러 곳을 골라 장당 단가를 비교해 본 뒤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가끔 요청하면 용지 샘플을 보내주는 업체도 있으니 최대한 여러 곳을 비교하는 것이 좋다. 개당 단가도 중요하지만, 최소 주문 개수가 몇 개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굿즈 만들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저작권이다. 특히 타인의 저작권을 활용한 굿즈를 판매해 이익을 얻는 건 저작권 법률 위반이다. 영리 목적이 아니어도 인쇄 업체 등에 맡겨 제작한다면 저작권 위반 소지가 있다. 저작권법 제30조는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여도 ‘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복사기기에 의한 복제’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전하린 디자이너는 "처음 굿즈 만들기 전 겁먹을 필요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표현하고 싶은 것을 먼저 명확히 정해놓고, 그 요소에만 집중해서 심플한 형태로 먼저 제작해보라. 그렇게 한 개, 두 개 만들다 보면 자신감도 많이 붙고 자연스럽게 굿즈와 친해질 수 있다. 꼭 화려한 스킬이 아니더라도 나의 이야기가 담긴 굿즈라면 그보다 멋지고 소중한 작품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