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ㆍ성추행 근절 특위 전체 위원 참석 1회뿐…실효성 논란일 듯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15일 서울시 국정감사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없는 가운데 성추행 의혹과 서울시의 낮은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집중 공방이 예상된다.
행안위는 이날 국감을 통해 성추행 피해자의 호소에 대한 조직 내부의 은폐는 물론 성폭력ㆍ성추행 예방 매뉴얼의 작동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8월 출범한 '서울시 성차별ㆍ성희롱 관행 근절 특별대책위원회'(특위)에서 대해서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행안위 소속 위원들은 여성가족실ㆍ행정국ㆍ시민건강국ㆍ주택건축본부 등을 대상으로 자료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여성가족실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서울시 성폭력과 성차별 등을 담당하는 부서다. 관련 사항을 들여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서울시 내부에서 사건 은폐를 시도했는지 여부를 추궁할 전망이다. 피해자가 부서이동을 요구했지만 이동하지 못한 이유나 해당 기간 비서실장을 지냈던 서정협 권한대행이 성추행 의혹을 인지했는지 등도 쟁점거리다.
서울시와 산하기관 전반의 성희롱ㆍ성폭력 매뉴얼 작동 여부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2018년 3월 '성희롱-성폭력 없는 성 평등 도시 서울 추진계획' 수립했고 8월에는 '서울시 성희롱ㆍ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을 제작했지만 성범죄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에서도 매뉴얼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서울시(산하기관 포함) 성범죄 신고 및 징계 현황'에 따르면 출연기관과 민간위탁기관, 시의 지원을 받는 복지시설과 자치구 의뢰사건을 포함해 2016년부터 올해까지 52건의 성범죄가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16년 5건 △2017년 6건 △2018년 18건 △2019년 5건 △2020년 15건이다. 매뉴얼이 제작된 뒤에도 성범죄는 일어났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이후 출범한 '성차별ㆍ성희롱 관행 근절 특위'에 대해서도 국감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대책을 발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16명의 위원 모두가 참석한 회의는 단 한 번뿐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8월 성비위 근절과 성 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 특위를 출범하고 9월 말까지 특별대책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부의원 가운데 대책을 발표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주장과 함께 발표 날짜를 정하지 말자는 의견까지 나오면서 특위는 대책은 물론 진행 상황을 외부로 알리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서울시 성차별ㆍ성희롱 근절 특별대책위원회 관련' 자료에 따르면 대면 회의는 지금까지 총 5회 진행됐다. 각 차수별로 회의결과를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내부 시스템 작동 관련 자료 검토 및 진단 필요 △성희롱ㆍ성폭력 사건처리 절차 및 현황 등 검토 △직장 내 폭력예방 통합교육 추진현황 관련 교육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방식, 콘텐츠, 이수관리 방법 논의 △성희롱‧성폭력 사건 처리 시스템 관련 처리절차ㆍ구조 및 구성 관련 논의 △외부신고 성희롱 등 사건처리 절차에 대한 점검 및 논의가 이뤄졌다.
다섯 번 진행된 대면회의 중 위원이 모두 참석한 회의는 단 한 번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위원장인 서정협 서울시 권한대행이 1차 회의 이후 불참했고 일부 위원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 권한대행보다 민간공동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참석할 것"이라고 답했다.
배복주 정의당 여성본부장은 "위원장이 우선적으로 회의에 참석해야 서울시가 재발 방지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회의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성실한 참여는 기본"이라고 비판했다.